산불에도 골프치고, 술자리한 도지사들… 이재명 "사후 조퇴서 내가 했으면 압수수색”

김진태 강원도지사 31일 골프 연습 홍천군 가리산 인근 오후 3시 49분 산불

근무시간 골프 연습장 방문 의혹에 1시간 연가 내고 조퇴한 것 해명

김영환 충북지사 30일 제천시 봉황산 오후 1시 산불 이날 저녁 술자리

박홍근 “골프장과 호프집이 소방 지휘 컨트롤 타워냐"

이재명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산불이 났는데 김영환 충북지사는 술자리에서 술잔을 입에 가져다 댔을 뿐 술을 마신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산불이 났는데 조퇴를 하고 골프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골프장과 호프집이 소방 지휘 컨트롤 타워냐"며 "바로 그 시간에 소방 인력은 진화에 사투를, 지역 주민들은 노심초사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고개 숙여 사죄해도 될까 말까 한 행동임에도 '술자리는 갔지만 술은 안 마셨다', '1시간짜리 연가를 냈다'는 들통 날 것이 뻔한 거짓말로 지역민과 국민의 공분만 더 샀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강원도지사 31일 골프 연습할 때 홍천군 가리산 인근 산불

재난 위기 상황에 4일 강원도청 등에 따르면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30분께 춘천의 한 골프 연습장을 방문해 30여 분간 골프를 친 것이 확인됐다.

당시 김 지사는 속초에서 식목일 행사를 마치고 도청으로 복귀하던 중 골프 연습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 측은 '근무시간 중 골프 연습장을 방문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1시간짜리 연가를 내고 조퇴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연가 신청서는 지난달 31일 당일이 아닌 이달 3일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에는 산불위기경보 '경계'가 내려진 상황이었고, 김 지사가 골프 연습장을 방문한 시간에는 홍천군 두촌면 가리산 휴양림 인근에서 오후 3시 49분 산불이나 헬기와 진화인력 등이 투입돼 2시간 넘게 사투를 벌였다.

또 같은 날 오후 2시 37분 원주시 봉산동 한 창고에서 난 불이 인근 야산으로 번져 1시간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제천 산불 당시 현장 방문하지 않고 술자리 참석

김영환 충북도지사도 최근 제천 산불 당시 현장 방문을 하지 않고 술자리에 참석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산림 21㏊를 태우고 다음 날인 31일 오전 9시 30분 진화됐다.

김 지사는 이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30일 밤 화재 현장과 차량으로 20여 분 떨어진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한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졌다.

김 지사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상기된 얼굴에 술잔을 든 모습이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퍼지면서 비판이 잇따랐다.

김연준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은 "제천 봉황산 산불은 대응 1단계에서 인명피해가 없고,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어 지사의 현장 방문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북도는 산불 1~2단계는 시군구청장, 3단계일 때 지사 또는 산림청장이 지휘권자라고 덧붙였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김 지사가 술자리에서 즐거워할 때 제천 주민들은 산불 상황을 보며 숨죽이고 있었을 것이다. 지사로서 적극적으로 재난 안전에 대처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지난 2일 옥천 산불 현장에도 가지 않았다. 이를 두고 김 지사는 "산불 현장에 가면 여러 혼선이 있을 수 있다. 옥천 안내면까지 갔지만 진화에 방해될 수 있어 안 오는 게 좋겠다는 직원 의견이 있었다. 산불 현장을 방문하는 게 꼭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