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硏, '복합부동산 평가방식 시사점' 보고서
과표 구할때 종류·세목별로 평가방식 달라
"가액 차이 컸을땐 납세자의 과세형평 저해"
토지와 주택은 한 개의 공적 가격만 존재
"건물의 공적 가격 일원화 검토 필요하다"
◆…한국지방세연구구원은 5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납세자의 혼란을 방지하고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건물의 공적 가격 일원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 모습.(사진 연합뉴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5일 내놓은 '복합부동산 평가방식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종류 및 세목에 따라 복합부동산의 평가방식이 상이하고, 동일한 부동산에 대해 세목별로 다른 평가방식이 적용되면 과세표준이 이원화될 수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단독주택의 표준주택 가격은 토지·건물 일체로 구한다. 이때 주택의 공적 가격은 주택공시가격에 따른다. 아파트(공동주택)도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건물 부분과 그 대지사용권을 일괄해서 가치를 매긴다. 반면 주택 외 건물의 공적 가격은 건물만을 단독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적 가격은 시가표준액과 기준시가로 판단한다.
과세에서의 복합부동산 평가방식도 큰 차이를 둔다. 지방세인 재산세는 부동산 시가표준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곱해 산정한 가액을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는데, ①주택은 일괄평가(토지·건물통합)로 ②그 외 건축물은 개별평가해서 과세하는 구조다. 국세인 양도소득세도 부동산 종류에 따라 과세 잣대가 다르다. 양도세는 실지거래가액을 과표로 이용할 수 없을 땐 기준시가로 따질 수 있다. 이때 주택과 오피스텔·상업용 건물은 일괄평가로, 그 외 건물은 개별평가로 세금을 매긴다.
◆…건물별 평가방식(위)과 세목별 평가방식 비교.(자료 한국지방세연구원)
복합부동산을 평가하는 방식에 따라 그 가치도 확 달라진다. 지방세연구원이 오피스텔과 상업용 건물의 시가표준액과 기준시가의 대표값을 비교한 결과에선, 지역별로 9~31%의 격차율을 보였다. 2022년 기준, 9개 시도(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 세종) 내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소영 한국지방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가표준액과 기준시가 대표값의 차이를 통해 평가방식에 따라 산출된 복합부동산의 가액이 다름을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두 가액의 차이가 20%를 넘긴 경우는 전체의 50% 이상이 될 것으로 봤다.
"납세자 혼란 막으려면 건물의 공적 가격 일원화 필요하다"
그간 정부는 부동산에 대한 공적평가체계를 단계적으로 일원화시켜왔다. 1989년엔 '지가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을 제정, 이듬해부터 단일화된 지가선정의 기준을 정했다. 2005년부턴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2004년 제정)'에 따라, 단독·공동주택에 대해 하나의 공적 가격을 구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하나의 부동산에 다른 공적 가격을 산정하면서 발생하는 행정 비효율을 줄이고, 국민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 외 건축물)평가방식에 따른 가액의 차이가 미미할 수도 있으나, 상당한 차이가 날 경우 납세자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고 과세불복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납세자의 혼란을 방지하고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건물의 공적 가격 일원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비주거용 부동산의 가격공시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으나 현재 시행되지 않는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다. 이 연구위원은 "비주거용 부동산가격 공시가 시행되고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과표로 사용되는 지방세의 시가표준액과 국세의 기준시가 일원화 검토가 그 출발이 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