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중재’ 명분 방중한 마크롱 서로 계약따내며 실리 챙겨
中에 경제적 의존도 높은 유럽…‘전략적 자율성’ 추구
EU 전체 수입 비율 중국 1위…희토류 등 원자재 의존도 높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로이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폴리티코와의 논평을 통해 유럽은 대만 위기를 가속화하는데 관심이 없으며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중국과 미국의 분쟁을 가속화하지 말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제3국으로서의 지위를 구축하는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나쁜 것은 우리 유럽인들이 이 주제를 뒤쫓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미국의 주도나 중국의 과잉반응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3일간 중국 국빈 방문에서 러시아와의 중재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중국과 서로 큰 계약들을 따내며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방중 일정 중 미국이 내세우는 디커플링, 프렌드쇼어링 등의 정책에 반대하는데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중국을 배제하고 유럽 등 동맹과의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이라고 공표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행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국가와 경제가 결합한 '중국 주식회사'현상은 우리가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이 문제를 인지하는 것이 우리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미국은 동맹과 공동 대응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럽은 미국의 의도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방중과 지난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중국 방문에 이어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이번주 13일 방중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는 유럽의 경제가 중국에 큰 의존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연합 통계국(Eurostat)에 따르면 2022년 EU 27개 회원국과 중국간의 무역규모는 8,563억 유로로 2021년에 비해 22.8% 증가했다.
또한 EU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8%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크다. 수출에서 중국의 비율은 9%로, 미국(19.8%)와 영국(12.8%)에 이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은 희토류, 리튬 등 원자재에 주요 광물은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우며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을 따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이용해 미국 주도 서방 동맹에 균열을 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