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케, 러시아 보드카 떠올리듯…'우리 술'도 브랜딩

국세청, '우리 술 수출지원' 민·관 협의체 발족

"국내 주류, 해외인지도 부족으로 수출 부진"

한국 술, 'K-Liquor'로 네이밍…상표 등록도

'주류제조 아카데미' 교육 서비스도 확대키로

업계선 "세정·세제 차원의 지원 늘려야" 요청

정부가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주류에 대한 해외시장 공략을 돕는다. 수출 활로를 개척하려는데 어려움으로는 해외에서 '우리 술'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꼽힌다. 이에 일본의 사케나 러시아의 보드카를 떠올리듯, 우리 술을 '브랜딩(예, K-Liquor)' 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국세청은 11일 민·관 합동의 'K-Liquor 수출지원협의회'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주류 무역수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인프라 부족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고전하는 전통주·중소주류제조업체를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에 국세청이 수출 인프라가 부족한 전통주·중소주류제조업체를 돕고자 만든 게 민·관 협의체다. 이 협의체는 막걸리수출협의회 박성기 회장과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공동단장을 맡고 해외정보수집, 수출 노하우 공유, 교육·기술지원을 핵심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외식경영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더본코리아의 대표이사 백종원, 국산 위스키 개척자 김창수위스키증류소의 김창수 대표이사, 우리술문화원의 이화선 원장이 자문단으로 가세한다. 국세청은 "주류 수출 선도기업과 관련 협회, 유관기관이 총출동함으로써 우리 술 수출지원에 추진동력을 높였다"고 했다.

대한민국 술 브랜딩…세계에 알리겠다
주류 대기업과 수출 선도기업의 수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수출 진흥 세미나'도 매년 정례화한다. 또 대기업이 자사 제품을 수출할 때 우리나라 전통주·중소기업 제품 홍보를 지원하고, 대기업 수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세청 산하 주류면허지원센터 내 홈페이지는 국내외 주류 관련 정보를 총망라한 'K-Liquor 포털'로 확대 개편한다.

국세청에서 운영 중인 '주류제조 아카데미' 과정은 내실화해서 창업 준비자·신규 기업에 대한 교육서비스도 늘리기로 했다. 또 국세청 주류면허지원센터의 기술적 지원도 확대한다. 분말 형태의 효모를 올해 상반기 중 주류제조자에게 보급하거나, 오크통 숙성방법 연구를 진행해서 정보를 공유한다.

"지역특산주 경쟁력 갖추려면 세제지원 필요"

협의체 공동단장인 박성기 회장은 "오늘 범정부 차원에서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소식에 큰 기대를 갖게 된다"며 "그동안의 막걸리 수출 경험을 백분 활용해서 민간의 애로사항을 대변하고 가교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수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은 "수출 인프라 부족한 전통주·주류제조업체가 수출 활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기업, 관련 협회가 나서야 할 때"라며 "협의회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게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또 백종원 대표이사는 "지역특산주 및 장기숙성주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세정·세제차원의 지원 강화, 지역특산주 농산물 기준완화, 우리 술에 대한 새로운 투자방식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창수 대표이사는 "국산 위스키 제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입위스키에 비해 많이 높은 주세 부담을 낮추거나, 우리 실정에 맞는 종량세 도입, 소매업체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유통구조의 개선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