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물가 약세에 생산자물가 '동반' 하락

중국 소비자물가가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생산자물가도 함께 끌어내렸다고 로이터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7% 상승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세였으며 로이터 전망치 1.0%보다도 낮았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것과 달리 중국 소비자와 산업 부문은 여전히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분석가들은 중국의 올해 CPI가 중국 공식 목표치보다 낮을 거로 내다본다.

궈타이 주난 인터내셔널의 저우 하오 경제분석가는 "중국의 3월 물가 보고서는 중국 경제가 디스인플레이(물가는 상승하지만 그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현상) 과정을 밟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수요 부양을 위한 통화 정책 완화의 여지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같은 달 대비 2.5% 하락했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였으며 지난 2월 1.4% 하락보다 낙폭이 커졌다. 중국 PPI는 6개월 연속 하락세다.

투자자들은 중국 금리가 인하될 거로 전망한다. 중국 위안화는 이날 아침 물가지표 발표 후 달러 대비 1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하이 벤치마크 주가지수(.CSI300)는 개장 시 소폭 상승했으나 발표 뒤 0.25% 하락했다.

CPI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식품 물가는 전월 2.6%에서 전년 같은 달 대비 2.4%로 둔화했다. 전월 대비로는 식품 가격이 1.4% 하락했다. 신선과일(11.5%)과 달걀(7.8%), 식용(5.8%) 등은 상승 폭이 컸으나 신선 채소는 11.1% 하락했다.

중국은 올해 평균 CPI를 약 3%로 설정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지춘 황 경제분석가는 "노동 시장이 다시 긴축하면서 CPI 상승률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반등하고 2024년 초에는 2.3%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정부의 상한선인 '약 3.0%'보다 낮을 것이며, 물가 상승 폭은 경제 재개를 했던 다른 지역보다 훨씬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엄격한 코로나19 억제 조치로 인해 지난해 거의 반세기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경제에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3월 중국의 경기 반등은 서비스 부문에서 강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수출 주문에서 여전히 약세를 보이며 제조업 부문에서 동력을 잃는 등 고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존스랑라살의 브루스 팽 경제분석가는 무역 약세와 소비 및 부동산 투자의 더딘 회복으로 인해 PPI는 앞으로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책이 소비에 우선순위를 두고 내수 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밍은행은 수출 부진과 부동산 침체 등 역풍에 직면한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은행의 지급 준비금 비율을 인하했다.

리창 총리는 중국이 수출을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며 세계 경기 둔화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분석가들은 중국의 정책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노무라 경제분석가들은 "인민은행은 3월 말에 지급준비율을 25bp 인하했다"면서도 "중국은 여전히 경기 왜곡과 금융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을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