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현행 지역구 대선거구제로 바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방식 도입"
"법은 한계…거대정당, 국민 앞에서 '위성정당 안 만든다' 선언해야"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의석 상당수가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안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전원위)가 11일 이틀째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공동선언을 하고 개방명부형 비례대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원위 토론에서 "2019년 우여곡절 끝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고, 정치권은 위성정당 만들었다"며 "그 결과 정치는 국민들의 불신의 대상을 넘어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야말로 우리 정치사 최대 참사가 된 것"이라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참사가 헌정사 최초로 우리를 이 자리에 모이게 했다. 현행 선거법은 어떤 형태로든 고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고, 모두가 선거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한 단계 진전된 선거제를 모색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기회에 질식해가는 민주주의를 살릴 수 있는 선거제도를 꼭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 상황에서 가장 책임 있는 양당의 지도부에게 간곡하게 부탁한다"며 "진심을 갖고 선거법 개정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문제는 위성정당을 법으로 막을 수 없다는 데 있다. 설령 막는다 해도 또다시 위헌 논란을 피할 수 없다"며 "해법은 오히려 간단하다. 각 거대정당이 국민 앞에서 그런 짓을 다시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1대 총선 때 야당의 주장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하지만 거대 양당은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고자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현행 비례대표 47석을 갖고는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 결국 의원 정수를 대폭 늘리든지, 지역구를 대폭 줄어야 하는데 여야 합의, 국민 설득도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단기간에 결정하기엔 불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는 여기서 획기적으로 새로운 제도를 고민해볼 수 있다"며 '개방명부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현행 지역구를 대선거구제로 바꿔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1인 2표제 방식으로 유권자들은 먼저 선호 정당에 투표하고 개방형 명부로 해당 정당의 선호 후보자에게 투표한다. 표의 등가성 비례성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서 여성 청년 장애인 등 현저하게 계층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이 제도는 우리에게 많이 낯설다. 전세계 74개국이 선택하고 있는 방식이고, 정치 선진국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의 비율이 최소한 2:1은 돼야 한다"며 "이번 정개특위 결의안에는 현 비례 의석 47석은 그대로 둔 채 배분 방식만 전국 단위에서 권역 단위로 바꾸자고 하는데, 비례 의석을 늘리지 않은 상황에서 권역별 병립제를 채택하면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비례성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여당 대표는 의석수를 30석까지 줄이자는 의견까지 내놓았다. 비례대표 의석의 경우 47석에서 25석으로 줄이자는 것"이라며 "손익 계산만 앞세운 반정치적 포퓰리즘이고 전원위의 폭넓은 논의를 가로막는 가이드라인"이라고 비판했다.
또 "비례대표 의석을 늘려 비례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구를 줄이거나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며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든지 아니면 국민의 회초리를 함께 맞아가며 변화의 길로 한 걸음 나아갈지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