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민 대다수반대에도 최종 탈원전
핀란드 41년만에 유럽 최대 원자로 가동
유럽 에너지 위기 지속에 친원전파 동맹 결성
스웨덴, 벨기에 등 탈원전 선언했다 뒤집어
◆…핀란드 원자력 발전소 올킬루오토 3호기(OL3) 건설 현장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독일은 시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자르2, 네카베스트하임2, 엠스란드 등 남은 원전 3곳의 가동을 중단시켰다.
반면 같은 날 핀란드는 1982년 이후 41년만에 신규 원전인 올킬루오토 3호기(OL3) 원자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핀란드 전력회사 TVO는 "OL3는 핀란드 전력수요의 약 14%를 충족할 예정"이라며 "이는 스웨덴과 노르웨이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 전기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는 지난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가입으로 인한 러시아의 보복성 전력공급 중단으로 인해 에너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핀란드뿐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도 코로나19 발발 이후 러시아 가스 무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전 여파까지 맞물려 유럽은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원전이 생산되는 전력의 26%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EU내에서는 원전 운영과 탈원전을 두고 입장이 나뉘고 있다. 프랑스는 2035년까지 원전 6기를 건설해 원자력에 계속 의존하겠다는 입장이며 영국은 기존 9기에서 2050년까지 8기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 달 프랑스가 주도하는 체코, 폴란드 등 친원전 11개 국가는 원자력 동맹을 결성했다.
이에 맞서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은 탈원전을 주장하고 있다. 스위스는 단계적으로 원전을 중단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1990년에 마지막 원전을 중단했다.
반면 독일보다 먼저 탈원전을 주장했던 스웨덴은 방침을 바꿔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최종 탈원전을 목표한 2025년에서 10년을 더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탈원전을 달성한 독일 내에서도 의견은 나뉘고 있다. 지난주 현지 매체 빌드암존탁(Bild am Sonntag) 여론조사기관인 인사(INSA)는 독일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남은 원전이 가동 중단되는 것이 잘못됐다고 응답한 시민이 52%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유로뉴스는 높은 에너지 가격과 기후변화 문제로 인해 독일 내에서 원전을 확대하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지난해부터 여론의 흐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탈원전에 반대하는 이들은 독일이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에서 등을 돌린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독일은 2038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폐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석탄은 여전히 독일 전기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러시아발 가스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생산량은 8%가량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올라프 숄츠 총리는 독일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향후 몇 년 동안 매일 4~5개의 풍력 터빈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2년 한해 동안 설치된 터빈이 551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계획이다.
당초 독일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서명한 법안에 따라 원전을 지난해 말 모두 가동 중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3곳의 원전을 4월 15일까지 연장 가동하겠다는 집행 명령을 내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