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국면전환용 수사? 쓸데없는 얘기…희석시킬 수 없어"
"검찰 경찰 수사 전문가 외부 초빙해서라도 조사 기구 만들어 훑어야"
"黨, 온정주의에 젖거나 엉거주춤하거나 칼날이 무디거나 하면 주저앉을 것"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광주·전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2021년 9월 25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간 의혹과 관련 "수사기관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며 "당내에서도 가차 없이 검찰의 수사보다도 더 강하게 더 세게 더 샅샅이 해줄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해서 그 조사에 나서야 된다"고 밝혔다.
비명 5선이자 당시 전당대회의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그래야 민주당 내 자정기능이 발휘될 수 있지 그냥 검찰수사에만 맡겨놓으면 자정기능도 없는 속수무책의 당이 되지 않겠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올렸다.
이 의원은 "검찰이나 경찰 수사 경력이 있는 분들을 외부에서 초빙해서라도 기구를 만들어서 아주 검찰 수사보다도 더 세게 성역 없이 전반적으로 다 조사를 하고 훑어야 된다"고 당의 윤리감찰단보다 더 확대해서 조사기구를 꾸려야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당내 일각에서 '국면전환용 수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선 "다 쓸데없는 얘기"라며 칼같이 일축했다.
이 의원은 "국면전환이다, 정략적 의도가 있다, 설사 국면전환용으로 윤석열 정권 측에서 검찰을 동원했다 할지라도 지금 돈 봉투 주고받고 한 사실관계만은 부인할 수 없다면 그런 의혹에 대해서 해명하고 고백하고 책임을 지우는 건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해야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의 전환용이다, 정권의 국면전환용이다, 기획수사다, 이런 걸로 희석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영길 전 대표가 예정대로 7월에 귀국한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송영길 전 대표가 바로 당시 이런 파문의 후보자였고 본인과 본인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 아니겠나"라며 "당대표를 역임한 분으로서 빨리 들어와서 해명하고 고백하고 관계되는 사람들한테 진실을 말하도록 종용해야 된다. 남의 문제 보듯이 지금 외국에서 빙빙 도는 건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돈 봉투 살포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며 "목소리까지 들었고 그 목소리가 제가 눈 감고 들어도 충분히 누군가 한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거기에 나온 인물들 중 상당수의 인물들이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육성이 그대로 나왔다면 조작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보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당내 위상이 어땠는지 묻자 "공식적인 자리에서 봤을 때 상당히 당내에서 제가 볼 때는 원외일 경우 그렇게 쉽게 인적 네트워크가 별로 없을 텐데 이분은 활발했다"며 "굉장히 발이 넓고 그런 게 있는 분이구나, 이분이 뭐하던 분이지 의아스럽게 생각하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만약 돈 봉투가 당대표 당락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지 않나'란 질문에 "만약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들까지 했다면 전국적으로 뿌린 것이기 때문에 돈의 영향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며 "선거 과정 중 돈 봉투를 주고받았다면 선거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훼손이고 위협이고 또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밖의 공직선거에서는 가차 없이 형사처벌을 받고 다음 출마도 할 수 없을 정도이고, 또 설사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무효형을 받을 정도인데 당내선거라도 준하게 취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자정기능을 제대로 작동을 못하고 그냥 검찰수사에만 이끌려 다녀서 여러 가지 하여튼 당하게 되면 결국 민주당은 국민들로부터 내팽개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자정기능도 없고 자신들의 결함도 못 고치고 시정할 능력도 없는 정당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지지와 신뢰를 보내주실 수 있겠나"라며 "결국 이 문제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온정주의에 젖거나 엉거주춤하거나 칼날이 무디거나 하면 주저앉을 것"이라고 당 차원의 강경 조치를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끼쳐 드린 점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