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즈프롬 “유럽, 이번 겨울엔 가스저장 어려울 것” 경고

유럽, 지난해 온난화로 에너지난 최소화

러, 유럽 가스 수출량 지난해 60%가량 감소

가즈프롬 CEO "에너지 위기 단기간에 끝날 일 아냐"

유럽이 평년보다 따뜻한 기후로 지난 겨울 에너지난을 비켜간 가운데 러시아 천연가스 국영기업인 가즈프롬이 지난해 비축량으로 이번 겨울을 보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유럽에 경고성 메세지를 보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메세지를 통해 유럽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축량으로 지난 겨울을 보냈지만 다음 번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즈프롬은 4월 16일 기준 유럽 가스 저장고에는 566억 입방미터의 가스가 저장돼 있으며 이는 2020년 같은 기간의 580억 입방미터에서 감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즈프롬은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러시아 가스 수입 제재로 유럽의 가스 저장고를 채우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유럽에서 구할 수 있는 가스의 양은 액화천연가스(LNG) 경쟁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유럽 파이프라인 가스 수출량은 지난 5년 평균보다 60%가량 감소한 620억 입방미터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투르크스크림과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물량이 2022년 12월 물량과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올해 러시아의 유럽 공급량은 250억 입방미터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CEO는 "유럽은 살아남겠지만 2023년, 2024년 겨울을 앞두고 저장고를 채울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며 "그때는 에너지 위기가 결코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 질 것"이라고 경고 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량을 대폭 줄여 에너지난을 겪고 있던 유럽은 지난해 평년보다 온화한 기후로 이번 겨울 에너지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또한 에너지난 이후 유럽 각국이 많은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면서 최근 천연가스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