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대만해협에 유럽 해군 보내 순찰해야”

“유럽은 대만 문제에 매우 관여해야 한다”

마크롱 ‘전략적 자율성’ 발언 이후 유럽 입장 재확인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유럽 해군이 대만해협을 순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이치벨레(DW)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보렐 대표는 프랑스 주간지 '르 저널 드 디망쉬'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유럽은 경제적, 상업적, 기술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대만 문제에 매우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이 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 항해의 자유에 대한 유럽의 약속을 보여주기 위해 유럽 해군이 대만 해협을 순찰할 것을 요청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군함은 대만 해협을 정기적으로 통과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지만 유럽 군함이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보렐 고위대표는 또한 "대만 국민의 대다수는 평화로운 현상 유지가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라 믿는다"며 "이 원칙이 존중되도록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방문 이후 대만해협에 중립적 입장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유럽의 입장을 확실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9일 사흘간의 중국 국빈 방문에서 돌아오는 기내 인터뷰를 통해 유럽이 미·중 패권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전략적 자율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 "우리 일이 아닌 위기"라는 입장을 냈다.

이런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유럽 지도부의 거리두기 뿐 아니라 프랑스 내에서도 외교적 실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