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시장 포기하는 대신, 美 TSMC 공백 차지해야"

최배근 교수 "미국, 한국에 중국 반도체 시장 포기 요구"

"우리도 잃은 만큼 미국에 요구해야.. 한미정상회담에서 정부 역할 중요"

"한미 동맹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익"

최배근 건국대학교 교수는 지난 22일 방영된 KBS1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 '한미 동맹보다 '국익'이 먼저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이날 "현재 중국은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주저앉히려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부분은 확실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시장을 포기하라고 하는데, 대만의 TSMC 같은 경우 미국의 기술 탈취를 걱정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 시장을 포기하면 잃는 게 많으니, 미국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공백이라도 뚫고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반도체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반도체 시설 접근 허용과 초과이익 공유, 상세한 회계자료 제출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최 교수는 이어 "삼성이 파운드리 부문을 육성하려고 하는데, 삼성이 중국시장을 잃는 대신 미국한테 우리가 파운드리 부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입장에서 TSMC는 중국이 언제 전쟁을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한 부문이 있어서, 일본 기업과 파운드리를 합작으로 하려고 한다. 미국 입장에선 TSMC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보조금 관련해서) 우리가 잃은 게 많은 만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부가) 좀 얻어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자기 완결적인 산업 생태계를 확보했는지 여부라며, 우리도 파운드리 시장을 확보해 자기 완결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반도체 설계 부문인 팹리스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을 진출한 비백인 국가가 화웨이다. 그러다 보니 화웨이를 죽이려고 트럼프 때부터 애쓴 것이다. 중국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에 기술 격차가 있음에도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교수는 "우리도 소위 IT강국이라고 하는데, 현재 한 부분만 특화(메모리 반도체)해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우리도 자기 완결적인 생태계를 위해 파운드리 부분을 육성해야 하고, TSMC의 자리를 치고 들어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 교수는 한미 동맹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국익이라며, 한미 동맹은 하나의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국익인데, 집권 세력은 한미 동맹을 최상위에 놓고 있다 보니 한미 관계가 수직적으로 됐다"며, "미국은 중국을 주저앉히기 위해 우리를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주고받는 얘기를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