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러 용병 바그너그룹 수단사태 개입에 "사태 악화" 우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깊게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단 사태 관여에 우려를 표명했다.

24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알프레드 무투아 케냐 외무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에 (바그너 그룹이) 개입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아나톨루 통신 등이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바그너 그룹이 현재 어떻게 개입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것(바그너 그룹)은 매우 다양한 국가와 아프리카에 존재하며, 수단에서 더 많은 죽음과 파괴를 가져온다"면서 "많은 다른 국가들도 그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 문화권과 아프리카의 교차 지역으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수단이 서방과 러시아, 중국, 중동 등의 영향력 다툼의 장으로 변질한 가운데 러시아는 바그너그룹을 파견해 수단 군부를 지원해 왔다.

무투아 장관도 이에 동의하면서 "케냐의 입장은 어떤 단체도 개입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평화 프로세스를 방해하는 외국과 다른 단체들 없이 수단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CNN 등 일부 외신들은 최근 바그너 그룹이 수단의 신속지원군(RSF)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바그너 그룹은 자신의 용병들이 수단에 있지 않은 것이 2년이 넘었다며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수단은 이달 15일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의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이끄는 RSF 간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420명 이상이 숨지고 37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이 혼란에 빠지자 각국은 자국민 철수 작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국도 현지에 고립됐던 교민 28명을 이날 성공적으로 대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