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과 계약이 종료된 앵커 돈 레몬 <사진 로이터>
24일(현지시간) CNN은 이날 성명을 통해 "레몬의 17년간 공헌에 감사하며, 그는 영원히 CNN 가족으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의 활약도 응원하겠다"라며 레몬과의 계약 종료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CNN은 레몬에게 계약 종료 사실을 이날 오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등 사실상 퇴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레몬은 트위터에 "CNN 경영진 중 누구도 내게 먼저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라고 적었다.
2006년 CNN에 입사한 레몬은 아침 뉴스 'CNN This Morning'을 비롯해 대표 프로그램 'Don Lemon Tonight'을 8년 이상 진행하는 등 간판 앵커로 활약했다.
그러나 레몬은 지난 2월 아침 방송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국대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말한 "75세 이상의 정치인은 의무적으로 정신 능력에 대한 검사를 하도록 할 것"이라는 발언을 비판하던 중 헤일리 전 대사에게 성차별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레몬은 "나이와 관련한 이 발언은 듣기 불편하다"면서 "미안하지만 (51세인) 헤일리도 전성기가 아니다. 여성은 20~30대, 혹은 40대가 전성기로 여겨진다(considered to be in their prime in 20s and 30s and maybe 40s)"고 말했다. 당시 여성 공동 진행자가 이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레몬은 "사실을 말한 것일 뿐"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해당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레몬은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려고 한 이야기가 아니다. 여성의 나이는 그 사람을 직업적으로나 인간적으로 규정하지 않으며, 삶에서 이를 증명하는 수많은 여성을 알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크리스 릭트 CNN 최고경영자(CEO)는 레몬과 솔직한 대화를 했다면서 "그의 발언은 조직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릭트 CEO는 당시 "CNN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는 문화의 조성과 책임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레몬의 성차별 발언이 CNN 경영진의 계약 종료 결정에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또한 CNN 경영진은 레몬이 최근 방송에서 공화당의 또 다른 대선 도전자 비벡 라마스와미와 흑인 역사 등 일부 현안에 대해 거칠게 자신의 주장을 편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