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내놓은 대책 피해자 눈물 닦아주기에는 역부족”
“피해자들의 요구 어떻게 대책에 담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
“정부, 야당 제안 귀 막지 말고 피해자 구제 위해 함께 머리 맞대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5일 오후 부산진구 양정동 집단 전세사기 피해자가 발생한 한 오피스텔을 방문해 전세사기 피해자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 사기 피해자가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을 국가가 먼저 지원해주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피해자들의 바람은 오직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내놓은 보증금 지원 구상은 피해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번에도 윤석열 정부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금을 국가가 대납하고 떠안는 것은 안 된다'고 강변했다"며 "LH 우선매수권은 세금이 안 들어갑니까? 우선매수는 세금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뒤늦게 내놓은 대책이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드러났으면 피해자들의 요구를 어떻게 대책에 담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정부에게 집을 매입해달라고 했냐"며 "피해자들의 바람은 오직 자신이 준 보증금을 돌려받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 장관은 '사기 범죄에 대해 국가가 떠안는 선례를 만드는 것으로, 선을 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며 "전세 사기가 피해자들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피해가 확산되는데도 뒷짐 지고 늑장부리다 뒷북 대책을 내놓는 마당에도 끝내 책임 회피부터 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에 책임 있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과욕이냐"며 "정부는 정략적 태도로 야당의 제안에 무조건 귀 막지 말고,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정부, 여당과 적극 협의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4일 인천과 경기지역 전세피해지원센터를 방문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을 국가가 직접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국가가 먼저 대납한 뒤 회수가 되든 말든 떠안으라고 하면, 결국 사기 피해를 국가가 메꿔주라는 것"이라며 "사기 범죄에 앞으로는 국가가 떠안을 것이라는 선례를 대한민국에 남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 피해자 대책위원회 등이 요구해온 이른바 '선(先) 보상 후(後) 구상권 청구'를 재차 거부한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와 여당은 오는 27일 피해 임차인에게 경매로 넘어간 주택의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임차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대신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