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유니콘, 상장 직전에 복수의결권 도입"
"주주평등의 원칙과 모순관계...상법 개정 수준 합의 필요"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기동민 법안심사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포럼은 26일 논평을 내고 "주주평등의 원칙이 입법된 상법 개정 없이 복수의결권 도입은 부당하고 글로벌 스탠더드(국제표준)에도 맞지 않는다"며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즉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복수의결권이 유니콘을 탄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유니콘이 된 후 상장을 할 때 도입하는 것"이라며 "유니콘 육성을 위해 복수의결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벤처들이 투자받을 때 주주간 계약을 통해 지분과 경영권에 대한 협상을 하므로 복수의결권이 불필요하며, 미국에서도 대부분의 유니콘이 비상장 시기가 아니라 상장 직전에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또 포럼은 "미국 증시에서라면 도입 논의가 가능하겠으나, 투자자 보호 법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턱 없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복수의결권 도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근 미국에서도 복수의결권의 일몰조항, 추가적인 기업 거버넌스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포럼은 "주주평등의 원칙(1주 1표)과 복수의결권은 모순관계"라며 "상법을 개정하는 수준의 합의가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상법 제369조 제1항(의결권은 1주마다 1개로 한다)에서 주주평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고 우리 대법원은 이를 강행규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복수의결권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중대한 예외가 되고, 1주 1표 규정이 없는 나라보다 훨씬 강한 정당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포럼은 "본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결국 대기업들까지 복수의결권 발행을 허용하여 경영 세습을 획책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평균 약 3.7%인데 의결권은 16배가 넘는 59.9%가량을 행사하고 있다. 포럼은 "이런 상황에서 소유와 지배의 괴리를 확대하는 복수의결권까지 발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포럼은 "만일 본 법안이 기업의 경영승계를 위해서라면, 충분한 시간 동안 우리 사회에 적합한 경영승계 구조는 어떤 것인지 충분히 연구,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에 따라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런 식의 편법 추진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 법안이 강행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 확대로 자본시장을 후퇴시키는 악법이 될 것"이라며 "즉시 폐기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