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시사점' 보고서
"한계상황 직면한 청년 차주에 장기대출 전환할 기회 확대해야"
◆…KDI는 26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상에 따라 중장년층에 비해 청년층의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청년층 중에서도 부채가 많을수록, 소득이나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소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사진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미루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금리 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대출 보유 차주의 연간 소비가 약 13만2000원(0.5%) 감소했다. 이는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변동 분석을 위해 2018년 1월~2022년 12월 기간 차주 단위의 소득과 신용점수, 연령, 체크·신용카드 사용액, 주택 보유 여부 등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같은 조건에서 20대의 연 소비감소 폭은 약 29만9000원(1.3%)에 달했다. 60대 이상의 소비감소 폭 3만6000원(0.2%)과 비교하면 8.4배 많았다. 김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가 고령층에 비해 크고, 자산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해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2021년 이후 기준금리가 총 3%포인트(0.5→3.5%) 오른 점을 감안하면, 20대의 소비감소 폭은 연간 89만6000원(3.9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30대도 소비를 61만3000원(2.4%) 줄였다.
특히 같은 청년층이라도 ①부채비율이 높고 ②신용도가 낮았을 때 소비 감소폭은 더욱 컸다.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부채보유 상위 50% 청년층의 연간 소비는 26만4000원(1.1%) 감소했지만, 부채를 보유하지 않은 청년은 2만4000원(0.1%)에 그쳤다.
청년층에서도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층의 타격이 컸다. 부채보유 상위 50% 청년 중 저신용층은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연간 소비가 53만9000원(2.2%)이 줄었다.
김 연구위원은 "청년층 부채의 상당 부분(85% 내외)이 주거 관련 부채"라며 "코로나19 시기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과 전세가격이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청년층의 부채의 과도한 증가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청년층 차주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부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김 연구위원은 "청년층은 향후 소득이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크므로 현재 소득과 함께 미래소득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한계상황에 직면한 청년 차주에게는 기존채무를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기회를 확대해서, 단기 상환부담을 경감하고 장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도록 보조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