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워싱턴 선언, 기존 핵우산 정책과 달라진 것 없어"
"美, 반도체법과 IRA법에 회피성 답변만…尹정부는 무엇을 얻었나"
김민석 "이승만 전 대통령이라면 매우 실망했을 가성비 낮은 저자세 외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철저히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 됐다"며 "미국의 국익은 분명한데 우리 국익은 흐릿할 뿐"이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정책조정회의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대로 현실화되었다"며 "국민은 이런 퍼주기 외교를 대체 얼마나 더 용인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미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202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으며,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게 무엇인지 되묻고 있다"며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처음부터 논의의 중심축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옮겨졌다"며 "북핵,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요청 등 안보 이슈가 주 의제가 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첫날 대통령실이 넷플릭스 투자 등을 요란하게 홍보했지만 이는 올해 초부터 국내 언론에 보도였던 만큼 이미 예정됐던 사안으로 순수한 순방의 성과라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실은 넷플릭스를 포함, 미국 기업의 투자 규모가 59억 달러에 이른다고 홍보했지만, 삼성·현대차·SK 등 한국 기업들이 바이든 정부 들어 1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3조5천억을 투자했다며 대대적으로 미국 정부가 선전해온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법과 IRA법에 대해 불안해한다는 기자 질문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잘 되는 것이 미국의 압도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모호한 회피성 답변만 내놨다"고 짚었다.
특히 "기밀 정보 제출, 초과이익 공유, 중국 투자 제한 같은 독소 조항에 대해 우리 기업이 최대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또 정상회담 직전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한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을 제재할 경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그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어떤 해법이 있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법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을 뿐"이라며 "민주당뿐만 아니라 기업, 국민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인데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얻었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미국 NBC 방송이 '친구가 친구를 염탐하느냐'는 돌발 질문에 윤 대통령이 "이는 양국 사이 신뢰에 어떤 식으로도 영향을 미칠 일이 아니다"라며 "당신에게 그런 신뢰가 있다면,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끝내 미 정부에 대통령실 도청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가치 동맹이라는 화려한 수사가 결국 국익과 국민의 기대를 모두 수포로 만들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도 확장억제 관련 정례 협의체인 핵 협의그룹 신설 등이 담긴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한국의 독자 핵개발론을 차단하고 공식적으로 그리고 한반도 핵 사용 권한을 미국의 단독 권한임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한 이번 한미정상의 합의는 사실은 역대 진보 보수 모든 한국 정부가 추진해 왔던 확장억제 전략에 비해서 획기성, 종합성, 실효성, 모든 면에서 큰 진전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미국의 말만 믿지 않고 자주국방을 시도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미국과 동맹을 하면서도 때로는 벼랑 끝 전술을 추구하면서 대일 독자성을 지키고 일본을 견제해 왔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지금 돌아온다면 매우 실망했을 가성비 낮은 저자세 외교"라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