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문제, 참모들 뒷감당하느라고 고생”
‘워싱턴선언’…“핵 함부로 그렇게 내두르는 게 아냐, 훈계 받은 것”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1년 8월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속 빈 강정이라고 혹평했다.
정 전 장관은 27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외화내빈이다. 국빈 방문이기 때문에 미국이 윤석열 대통령을 화려하게 부각시켜줄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워싱턴 선언, 공동성명을 보니까 현란한 수사는 많이 들어갔는데 결국 내용은 기껏해야 확장억제 하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업들 투자하는 얘기는 안 들어갔다"며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하는 것을 자랑이라고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대통령이 문제이기 때문에 참모들이 그 뒷감당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한다"며 "대통령실 행정관, 비서관은 파견 부처에서 에이스들만 데려가는데 그 사람들이 대통령의 기자회견문이나 발언문을 그렇게 써주지 않을 것이다. 애드리브에서 사고가 난다"고 주장했다.
|
'워싱턴선언'…"핵 함부로 그렇게 내두르는 게 아냐, 훈계 받은 것"
|
그는 "윤 대통령이 자꾸 독자 핵무장을 해야 된다는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미국이 그동안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며 "이번에 미국 국빈 방문을 초청해서 불러놓고 '앞으로는 그런 얘기 하지마'라고 완전히 대못을 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논리적으로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하면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미국으로서는 안보리에서 북한에 가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제재를 가해야 된다"며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면 북한 핑계를 대고 그동안 미국이 한국에 무기를 얼마나 많이 팔았습니까? 무기시장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확장억제를 그렇게 과시하는데 북한을 완전히 겁줘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가지고 남한을 공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이기는 하나 북한은 가만히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한국에 무기를 제공하면 북한에 자기네들이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운을 띄었다"며 "심지어 ICBM의 재진입 기술 같은 것도 줄 수 있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그렇게 나오면 중국인들이 가만히 있겠냐"며 "대만 문제 가지고 윤석열 대통령이 중국을 자극해 놨으니 대만 쪽에 출병을 못 하도록 만들려면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한국을 뒤통수 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만 확장억제하는 게 아니라 북한판 확장억제도 담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