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을 제한하는 순환출자 규제가 도입될 경우 재벌그룹이 지배권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순환출자를 해소하는데 필요한 금액은 모두 3조3천억원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그룹별로는 현대차그룹이 2조3천억원, 삼성그룹이 6천억원, 현대중공업그룹이 4천700억원 등으로 나왔다.
경제개혁연대(위원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날 '15개 대규모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현황 및 규제효과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경제개혁연대는 현재 공정위와 정치권에서 검토되고 있는 순환출자 규제 방안을 적용해 각 그룹별로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최소금액을 산출하되 해소할 지분이 상장사 주식이면 시가(8월11일 종가)로, 비상장사 주식이면 순자산가치(2006년 3월말 현재)로 계산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결권 제한을 당하는 출자 고리의 지분율을 제외하고도 나머지 내부지분율(총수일가 지분+계열사 지분+자사주 등을 합친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면 해당 출자 고리는 그룹의 지배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끊는데 필요한 자금소요액은 '0원'으로 평가하고 산출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공정위 등이 검토하고 있는 순환출자 규제 방안은 A→B→C→A의 순환출자가 있는 경우 해당 그룹의 선택을 통해 A→B, B→C, C→A 중 어느 한 고리에 대한 의결권을 10-20년 동안 제한하는 방안이다.
분석 결과 지난 4월 현재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1개 그룹 가운데 15개 그룹에서 순환출자가 나타났고 이들 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데 필요한 금액은 모두 3조2천33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현대차그룹이 2조33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그룹 6천12억원 ▲현대중공업그룹 4천690억원 ▲한화그룹 433억원 ▲현대백화점그룹 297억원 ▲현대그룹 259억원 ▲동부그룹 134억원 ▲한솔그룹 117억원 ▲한진그룹 42억원 ▲동양그룹 16억원 등이었다.
이외 SK, 롯데, 두산, 대림, 영풍 등 5개 그룹은 '0원'으로 파악됐다.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을 제외하면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금액이 각 그룹의 자본총액의 1%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순환출자 해소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전제로 한 순환출자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의결권 제한이 아닌 매각명령으로 강화하고 유사지주회사 규제 등의 보완적 규제수단과 결합해야 한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주장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