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소재 A모 병원은 지난달 16일부터 고소득 전문직 탈세혐의자로 선정돼 광주국세청 조사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병원은 본지 취재결과 세무조사 기간임에도 진료비가 비보험 항목임을 악용, "현금계산시 10~20% 할인이 가능하다"며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등 탈세를 염두에 둔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 병원의 경우 전문 상담원까지 고용하고 진료를 마친 고객을 방음장치가 설치된 상담실로 안내한 후 상담원은 진료비용 결제방법 등을 타진하는 자상함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사담당 세무공무원이 병원을 방문해 조사 첨부자료로 '진료기록카드'를 점검하고 되돌아간 직후에도 현금결제시 할인해 준다며 환자를 대상으로 안내하는 대담성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진료차 A 병원을 찾은 이 모씨는 "진료비를 현금으로 계산하면 10% 할인이 가능하고 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추가 조정도 가능하지만 신용카드 결제는 할인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상담원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종 진료라도 병원에 따라 현금 결제시 할인폭이 제각각이다"며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해 준다는 것은 세금을 적게 신고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병원에서 상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은 "방학 기간이면 수술을 하려는 학생들로 붐비면서 예약을 해야 진료가 가능할 정도로 바쁘다"며 병원을 찾는 고객이 많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광주지역에서 제법 큰 규모에 속하는 이 병원은 지난해 45억여원의 매출을 과세당국에 신고했으나 광주청으로부터 탈세조장 및 세금탈루 고소득 자영업자로 선정돼 조사를 받고 있다.
광주지역의 한 세무전문가는 "현금수입업종과 일부 전문직사업자는 현금으로 결제시 5~10% 정도 할인해 주는 방법으로 현금거래를 유도해 수입금액을 탈루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며 "특히 비보험진료가 많은 병과에서는 현금매출 등으로 자료가 노출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소득을 대폭 축소신고함으로써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의 탈세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청은 지난해 말과 3월, 고소득 자영사업자 1~2차 조사에 이어 이번 3차 조사에서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내용과 그간의 개별신고지도 결과를 종합분석, 탈루된 소득이 있으면서도 신고수준이 개선되지 않은 치과, 안과, 웨딩홀과 기업자금을 변칙 유용한 혐의가 있는 고액탈세자 등 탈루혐의가 큰 업종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