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와 인터뷰 "백악관 사전 설명 없었다...일부 과장 있지만 적에게 유출되면 '마이너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로이터>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회의실에서 WP 기자들과 만나 자신은 최근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 유출에 대해 미 백악관으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는 관련 내용을 다른 사람들처럼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문건 유출 사태 전에 백악관이나 미 국방부로부터 사전 정보를 받지 못했다"라며 "이건 아주 나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백악관의 평판에도 좋지 않고, 미국에도 이롭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출된 문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우크라이나가 봄철 대반격을 앞둔 상황에서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거나 우크라이나가 원래 2월 전쟁 개시일에 맞춰 반격에 나서려 했지만 미국이 만류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WP는 문건 유출로 두 나라의 신뢰에 균열이 생겨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길 꺼리게 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단순히 정보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들을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일이 두 나라의 신뢰에 흠집을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위험하게 만들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안 좋은 영향을 주게 할 수 없다"며 "내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하겠지만 위험이 너무 크다. 우리는 모두 책임질 것이 있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유출된 문건 내용들은 일부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는 TV쇼와 같은 것으로, 결국 러시아만 돕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봄철 대공세 등 전쟁 대응 상황에 대해 "일부에선 과장된 내용도 있다"며 "하지만 적에게 사전에 정보를 주는 어떠한 것도 우리에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유출된 문건의 내용이 맞는지에 대한 진위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해당 내용들이 민감한 정보인지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