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운행되는 자동차 3대 중 1대꼴로 자동차세를 제때 내지 않는 등 세금체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부산시가 야간에까지 번호판 영치에 나서기로 하는 등 체납차량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1일 부산시에 따르면 8월 25일 현재 자동차세를 체납한 차량은 37만9천대로 등록차량 98만8천487대의 38.4%에 이른다.
운행되지 않고 방치된 차량 등을 감안하더라도 부산시내에서 운행중인 차량 3대에 1대가 넘게 자동차세를 내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5번 이상 자동차세를 내지 않은 차량이 8만7천700대로 전체 체납차량의 23%, 체납금액의 51%를 차지, 체납이 고질화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부산의 자동차세 체납규모는 2002년 599억원에서 2003년 620억원으로 늘었다가 2004년에는 618억원, 지난해는 605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자동차세 체납액이 부산시 지방세 체납액(2천281억원)의 3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가뜩이나 열악한 재정 운용에도 큰 지장을 주고 있다.
부산시는 자동차세 체납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고 체납차량을 압류하는 한편 담당 공무원들에게 체납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지급하고 시.구.군청 주차장에 번호판 인식장치를 설치해 체납차량의 출입을 체크해 번호판을 떼서 세금을 낼 때까지 보관하는 영치 등의 조처를 취하는 등 체납 자동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체납차량 거의 모두 압류를 해 놓은 상태이며 올들어 1만4천310대의 번호판을 영치해 밀린 세금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습적인 세금 체납자들은 소유권 이전이나 폐차 때까지 내지 않고 버티고 있어 일상적인 징수활동만으로는 체납 세금을 제대로 받아내기에는 한계가 많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9월 한달동안 대대적인 번호판 영치에 나서는 등 체납세 징수를 위한 활동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시는 매주 화요일에 본청 및 구.군 세무담당 공무원 400명을 동원해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아파트단지와 유흥가 밀집지역 등을 돌면서 야간 번호판 영치에 나서기로 했다.
또 지적전산망과 자동차등록망 등을 활용해 체납자의 모든 재산을 압류해 공매하는 한편 고질적인 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각종 인허가를 제한하거나 출국금지, 형사고발 등 다각적인 행정규제도 가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생활필수품이 된 자동차의 편리함을 누리면서 세금은 내지 않는 잘못된 풍토는 바로 잡아야 한다"며 "앞으로 지속적이고 강력한 제재를 통해 자동차세를 내지 않고는 차량운행이 힘들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한편 외국처럼 체납차량에 대해서는 운행제한 등의 제재조처가 마련되도록 제도개선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