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지명 케이스인 김종대(金鍾大), 민형기(閔亨基)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4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보면 상당부분이 문장까지 똑같을 정도로 천편일률적으로 '닮은꼴'이었다.
법원 실무자가 마련해준 모범답안을 받아놓고 필요한 경우 첨삭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례로 전관예우 해소를 위해 제시한 방안의 구체적 내용과 문장이 흡사한데다 로스쿨 도입이나 화이트칼라 양형기준, 반인도적 범죄의 공소시효 배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일부 토씨만 다를 뿐, 사실상 똑같은 내용의 답변서가 제출됐다.
특히 사형제 폐지에 대해 "절대적 종신제 도입 전제로 폐지"(김종대), "반인륜범죄 등에 한해 축소시행"(민형기) 등 다른 입장을 피력했음에도 답변 과정에 필요한 상황설명이 동일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작년 11월 실시된 3명의 대법관 후보자와 2명의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붕어빵' 답변이 나와 "답변서도 표절하느냐"는 인사청문위원의 쓴소리를 들었지만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한 법사위원은 "청문회 질의가 후보자의 소신과 정책, 철학 등을 듣기 위한 것인데 똑같은 답변을 내놓은 것을 보면 후보자의 성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 부분도 청문회에서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