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법안으로 가상자산 정의·사업자 의무 등 규정... CBDC는 예정대로 '제외'
미공개 주요 정보 이용 행위 및 시세조정 행위 등에 대해선 처벌 강화키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검사권... 법률 직접 규정 대신 대통령령에 근거 둬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안'이 여야 합의로 의결됐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11일 정무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앞서 지난 4월25일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된 후 이날 전체회의에 상정돼 통과됐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이후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법안으로서는 처음이다
정무위는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1단계 법안'과 가상자산 발행과 공시 등 시장질서 규제를 보완하는 2단계 입법으로 나눠서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날 통과된 것은 1단계 법안이다.
법안 내용의 핵심은 고객자산 보호와 불공정거래 금지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이다.
법안심사1소위원장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안 심사 결과 발표 자리에서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고객 예치금의 예치신탁과 고객 가상자산과 동일 종목, 동일 수량의 보관,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의 정비 등의 의무를 부과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공개 주요 정보 이용 행위, 시세 조정 행위, 부정거래 행위 등을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책임과 집단소송 제도를 규정하고 금융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를 강화했다.
또 주요 쟁점으로 꼽혔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을 가상자산의 정의에서 명시적으로 분리하기'로 합의했다. 가상자산이 결제에 활용될 경우 발생할 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앞서 정무위는 지난달 25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법안소위)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법)'을 의결하면서 'CBDC 및 그와 관련된 서비스'를 명시적으로 제외했다.
또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한국은행의 자료제출 요구권을 인정하기로 합의하는 등 그동안 발의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 19건을 통합·조정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안'을 의결한 바 있다. 당시 법안심사소위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석했다.
한편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대한 한국은행의 자료요구권도 신설하기로 했다. 통화는 아니지만 통화신용정책에 참고하고 금융안정 정책 수립에 필요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검사권은 금융위·금감원 합의를 존중해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대신 대통령령에 근거를 두기로 했다. 가상자산위원회도 법률에 의해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대 의견 8건도 채택했다.
부대의견 안은 금융위에 대해선 ▲가상자산사업자의 가상자산 발행과 유통과정에서 발생시키는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용역 등의 방법을 소관 상임위에 제출·보고 ▲스테이블코인(증권형 토큰과 유틸리티 토큰 포함)에 대한 규율 체계를 확립 ▲가상자산평가업 및 자문업·공시업 등에 대한 규율체계 마련 ▲통합시세 및 통합공시 등을 구축·운영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고, 금융정보분석원(FIU)가 은행의 자금세탁 위험방지에 관한 개선방안을 검토해 보고할 것과 금융위와 금감원이 가상자산 거래소가 가상자산의 유통량 및 발행량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 등이다.
백혜련 정무위원장(민주당)은 법률 의결 직후 "가상자산법이 정무위에서 의결되면서 가상자산이 비로소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며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1단계 법안이 의결된 만큼 가상자산 발행과 공시 상장 등 가상자산업권 전체를 통할하는 2단계 입법은 글로벌 흐름에 맞춰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