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올 세계성장률 2.6%로 상향…리스크는 '금융불안·中'

KIEP, '2023년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

KIEP는 16일 발표한 '2022년 세계경제 전망(업데이트)'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세계경제는 '더딘 복원을 향한 협소한 통로'를 지날 것"이라며 이 같은 예측치를 내놨다. 이는 지난해 12월 제시한 전망치(2.4%)보다 0.2%포인트 올린 수치다. 내년(3.0%)은 올해보단 0.4%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국가별(올해 전망)로는 미국의 성장률을 기존보다 0.6%포인트 상향 조정한 1.2%로 제시했다. 지난해 발표된 대규모 재정정책이 실행되려면 미 의회에서 부채 상한선 조정과정을 거쳐야 하는 점과,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고금리 기조 유지와 함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유로 지역은 0.0%에서 0.8%로 상향 조정, 영국은 0.2%로 종전 전망치와 같았다. 일본은 종전(1.5%)보다 떨어진 1.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KIEP는 선진국 경제에 대해 "주요 선진국들은 여전히 높은 핵심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신용위축이 경제활동 둔화를 상당 기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회복세도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들은 '선진국 대비 높은 물가수준과 대외수요의 둔화'에 따라 성장률 전망이 종전과 비교해 대체로 낮아졌다. 다만 중국의 경우엔 리오프닝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내수 활성화 정책 등으로 정부가 제시한 '5% 내외' 경제성장 목표보다 높은 5.5%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종전 전망치보다 0.7%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KIEP는 "미-중 갈등 장기화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과 부동산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고정자산투자 부진 및 지방정부 부채 증가 등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했다.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에 대해선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상방요인과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및 고물가 부담이 상충된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연간 4.7%(종전 대비 0.2%포인트 하향)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세계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금융불안'이 지목됐다. KIEP는 "올해 3월부터 이어진 실버게이트은행과 실리콘밸리은행, 그리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의 중소형 은행발 금융불안이 미국 및 세계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부실을 우려한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더욱 강화하고, 신용경색과 자산가격 하락 및 가계와 기업의 실물경제 활동 위축이 연쇄적으로 은행의 추가 부실을 가져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면 생각보다 침체의 깊이와 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공급망 다각화와 내수 전환과정에서의 중국 리스크가 세계경제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KIEP는 "중국경제는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시진핑 집권 3기 진입 등을 거치며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공급망과 관련해 이미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이전·다각화를 추진했거나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KIEP는 "이러한 변화는 중국을 내수 중심으로 변화시킨과 동시에 자체 기술 개발·산업 육성책 등과 맞물려,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회복되더라도 세계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내수부문은 부동산 업황과 그간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다"며 "2010년 이후 활황이었던 부동산 부문에 대한 규제와 경제성장 저하,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봤다.

KIEP는 '글로벌 정책공조 약화'도 리스크로 꼽으며 "현재의 글로벌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진 최빈국과 신흥국들에 대한 부채 탕감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지정학적 힘겨루기를 지속할 경우, 최빈국·신흥국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