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조약 악용해 한국에서 배당소득세 600억원 이상 회피
美 지주회사가 미국법인 소유회사를 영국으로 넘겨 '절세'
작년 순이익 851억 전액 배당… 액면가의 4배 챙겨 나가
해외로 유출한 배당금의 0.5% 남짓 4.5억원 '쥐꼬리' 기부
미국계 다단계판매회사 한국암웨이가 2022년에도 순이익의 100%(배당성향 100%)를 배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간 줄곧 순이익의 100%를 영국의 모기업에 배당해 해외로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암웨이는 2000년도 배당성향 79%를 보인 이후 국내 기업 가운데 보기드물게 '배당성향 100%'의 기록을 최장기간 세우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기업이 지분을 암웨이유럽으로 넘긴 이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암웨이의 2001년 이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암웨이유럽으로 한국암웨이 지분을 이전한 2001년부터 2022년까지 22년간의 배당금 규모는 1조2181억원에 이른다. 투자 자본금 218억원의 55.8배에 이르는 규모다.
한국암웨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 버밍햄 소재 암웨이유럽(Amway Europe) 은 2001년 미국의 암웨이인터내셔널로부터 한국암웨이 지분 전부를 양도 받아 한국에서 납부할 법인세를 기존의 10%에서 5%로 절세하는 세테크도 감행했다.
1996년 12월부터 한·영 조세조약 상 의결권주 지분 25% 이상을 보유할 경우 원천징수 배당세는 5%이다. 반면 한·미 조세조약 상 의결권주 10% 이상 보유 시 배당세는 10%이다. 이에 따라 한국암웨이의 대주주가 미국일 경우와 영국일 경우의 배당세가 달라지게 된다.
한국암웨이의 미국 지주회사는 한국암웨이의 지분전량을 미국 법인에서 영국 법인으로 이전함에 따른 배당세율 차이 5% 만큼 한국에서 배당세를 적게 내는 절세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따라 22년간 총 배당규모 1조2181억원의 5%인 609억원에 이르는 배당세 절세가 이뤄졌다. 이는 다국적기업의 BEPS(국제적조세회피) 전략에 따라 한국에서 배당세를 회피한 추산 금액이다.
한국암웨이의 투자 자본금 대비 배당 규모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한국암웨이 모기업은 2001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자본금 대비 평균 242.9%, 즉 자본금 218억원의 2.4배 이상을 배당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암웨이는 일반적인 한국계 주식회사와 달리 자본금과 법정 이익준비금 외는 일체의 내부 유보(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암웨이 재무제표에서 이익잉여금 중 이익준비금을 제외한 이익의 내부 유보가 없는 것은 물론 자본잉여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직 자본금과 이익준비금만 자본총계로 남아 있는 것이다.
아래 표에서 나타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결산 이후 전액 배당되므로 결산을 거친 후 전액 배당금으로 송금되기 때문에 임시 유보금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차감하면 2022년의 경우 자산총계 2815억원, 자본총계는 327억원에 불과하다. 즉 자본총계는 자본금 218억원과 이익준비금 109억원을 합한 것이다.
상법상 주식회사는 자본금의 50%에 이르기까지 이익준비금을 적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본금 218억원의 절반인 109억원만 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하고 추가적인 유보금을 쌓지안고 있다. 이 법규에 따른 준비금 이외에는 모두 해외로 송금해버려 그 외의 유보금을 한국 법인에 남겨두지 않는 것이다.
한국암웨이가 이처럼 많은 이익을 내고 순이익 전액을 22년간 배당 받아가면서 정작 한국 사회에 대한 기여도는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부금은 2019년 14억, 2020년 13억원을 정점으로 2021년에는 5.3억원, 2022년에는 4.5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반면 2021년과 2022년은 역대 최고 수준인 713억원과 851억원을 배당했다. 이익과 배당이 늘어날수록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부금은 쪼그라드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단쳬 관계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이윤추구를 정당화할 수 있지만 수많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등한시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번 수익 모두를 배당으로 가져가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적어 소비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2년간 영국 모기업에 순이익 전액 배당한 사실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의에 한국암웨이측은 "지난 32년간 조세 납부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 왔다"며 "뉴트리션 전문성에 기반한 '건강지킴이'와 같은 사회공헌 활동 또한 지속 운영하고 있다"는 답변을 해왔다. 이와함께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이 국내 경제발전에 기여한 모범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22년간 영국 모기업에 순이익 전액 배당한 사실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질의에 한국암웨이측은 "지난 32년간 조세 납부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 왔다"며 "뉴트리션 전문성에 기반한 '건강지킴이'와 같은 사회공헌 활동 또한 지속 운영하고 있다"는 답변을 해왔다. 이와함께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이 국내 경제발전에 기여한 모범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