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양육비, 지난해 자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
지난해 사교육비 금액...약 26조원으로 매달 약 52만원 지출
'워킹맘' 사교육 이유...근무시간에 학원이 아이들 돌보는 장소 제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세계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가장 비싼 국가다"
독일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는 한국이 자녀를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면서 양육비 부담이 저출산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도했다.
독일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는 18일(현지시간) 연구 결과를 인용, 한국은 18세까지 자녀를 양육하는 데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국가라면서 이는 한국의 저한 출산율을 설명해준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벨레는 중국 베이징 인구·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위와인구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양육비는 지난해 자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에 달해 연구소가 분석한 주요 14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18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양육 비용이 무려 3억6500만원이라고 분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인당 GDP 대비 6.9배로 2위를 기록했고 일본(4.26배), 미국(4.11배)이 뒤를 이었다.
반면 출산율은 양육비 증가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매체는 꼬집었다. 도이체벨레는 "한국의 출산율은 0.78명으로 여성 100명당 평생 동안 태어나는 아기는 7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나"면서 "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며 지난 2000년(1.48명)에 비해 급격히 감소한 것"이라고 전했다.
도이체벨레는 "한국인의 양육비 중 가장 큰 지출을 차지하는 부분은 사교육비다. 2022년 사교육비로 지출한 금액은 179억 유로(약 26조 원)로 이는 자녀 1인당 부모가 매달 361유로(약 52만원)를 지출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31개월 딸을 둔 한 변호사는 도이체벨레에 "한국은 교육열이 높은 사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정에서 정규 학교 수업이 끝난 후 학원에 가는 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학원을 보낸다"며 "명문대 진학은 곧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이체벨레는 한국인들의 사교육 지출이 많은 또 다른 이유로 '워킹맘'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매체는 부모가 근무할때 학원이 아이들을 돌보는 장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교육 분야, 특히 대학 입시와 관련해서 경쟁이 심각할 정도"라며 "아이가 공부를 많이 할수록 명문대에 진학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어릴 때는 방과 후 스포츠나 음악과 같은 사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에는 대학 진학에 필요한 과목으로 좁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