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시아 타임스
윤석열 정부의 미국 일변도 외교정책과 대만에 대한 부적절한 외교적 언사가 한-중 관계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 타임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내부 문제로 여기는 중국의 시각을 인정해 왔던 그간 남한 정부 지도자들의 오랜 정책에서 벗어나면서 양국 간에 불신의 골이 깊어지며 관계가 손상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심지어 최근 양국 사이의 주요 외교적 기류는 민간 부문의 갈등으로 변화한 것은 물론 상대방을 향해 "외교적 실수"를 저질렀다는 공개적 비난으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매체는 이러한 갈등의 기저에 윤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관계 강화, 일본과의 밀착, 북한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한 미군과 빈번한 군사훈련 및 관계 고도화를 모색하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특히 지난 4월 19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중국 본토와 대만과의 양안 갈등에 개입하려는 듯한 발언과 함께 세계 안보문제로 규정한 데 대한 중국의 엄격한 외교적 대응으로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돠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 대만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매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문제"라고 답한 것이 화근이었다.
물론 대통령은 양안 안정에 대한 분명한 국제적 이해관계를 단순화해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했을 수 있지만, 이 발언은 대만 문제를 하나의 중국 원칙에 기초한 내부 문제로 규정한 중국 정부 입장을 수용했던 오랜 한국 정책에서 벗어난 것으로 가능한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던 중국의 강력한 불만을 사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의 가장 근본적인 내용으로 순수한 내부 문제"라며 "우리는 한국 측이 한중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충실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무력으로 현상을 변경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데 대해 반대함으로써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맞받아치는 동시에 양국 대사를 초치하는 극단적 상황으로 전개됐다.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용산의 미국과 일본 일변도 외교정책, 양안 문제에 대한 중국의 분노에 대한 한국의 대응, 미국의 용산 도청 문제를 거세게 비난하면서 "중국은 한국에 대해 실질적이고, 심지어 추가적인 외교적 존경심까지 보여주었다"라며 "한국은 약간의 자존심이라도 보여주기 바란다"라고 적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샹하오위(Xiang Haoyu) 연구원은 "한국 보수들은 지나치게 부풀려진 자신들의 강대국 의식으로 인해 한국이 처한 특별한 지정학적 상황 인식을 상실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환구시보 칼럼리스트 후시진은 "중국은 충분한 전략적 결단력을 유지해야 하며 윤 정부에 놀아날 필요가 없다"라며 "윤 정부는 대세를 거스르기를 원하지만, 결국 대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난의 수위와 관계없이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미-중 균형 외교라는 한국의 전통적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미국, 일본과의 동맹 관계에 집중하면서 전략적 논리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 타임스는 "지난달 시진핑 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시한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는 시진핑 주석에게 방한 초청 메시지를 전달하는 제스처를 보였지만 한중 관계의 장기적인 교착 상태는 윤 정부 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