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호 "일시금에 대한 소득공제 줄여 연금화 전환해야"
"보장성보험료 100만원→200만원...노인 의료비 보장 강화"
남재우 "수익성 높여 자발적 가입 유도해야"
기재부 "세제혜택과 제도나 금융적 측면 같이 논의돼야"
◆…19일 국회에서는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보험연구원,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가 주관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 - 고령화시대 노후준비, 이대로 좋은가?'가 개최됐다. [사진=김진수 기자]
19일 국회에서는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보험연구원,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가 주관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정책토론회 - 고령화시대 노후준비, 이대로 좋은가?'가 개최됐다.
우리나라 연금제도는 다층체계로, 1층 국민연금은 기초생활, 2층 퇴직연금은 표준생활, 3층 개인연금은 여유로운 생활 보장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3.1%)을 크게 웃돌면서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이 노후소득 보장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센터장은 "국민연금(25%)과 기초연금(10%)의 실질 소득대체율이 35% 내외로 적정노후소득(70%)에 못 미친다"며 "공적연금만으로 노후소득보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적연금 가입과 연금화를 유도하는 세제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계좌환류제와 공사연계연금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세액공제로 수령되는 환급금을 자동적으로 연금적립금으로 환류되도록 해 적립금을 늘리는 방안"이라며 "독일 리스터연금과 같이 공적연금을 가입한 개인연금 가입자에게 세제 및 보조금 지급 혜택을 주는 공사연계연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일시금에 적용되는 퇴직소득공제를 축소하고 이를 연금화 전환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보장성보험료 세액공제 한도를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현실화해 노인 의료비 보장을 강화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체 노인빈곤율이나 소득대체율 관점에서 접근하면 미스매치(불일치)가 생길 수 있어 타겟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공적연금은 저소득계층, 퇴직연금은 중소득계층, 개인연금은 고소득계층의 노후보장을 위한 것으로 나눠 살펴보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적연금도 강제적인 성격을 가진 확정급여형(DC), 확정기여형(DB),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자율적인 성격인 적립IRP 및 개인연금으로 구분해야 한다"며 "사적연금은 '내 돈'이라는 인식이 있어 정부가 중도인출이나 일시금 수령을 제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법으로 강제하기보다는 반자발적이라도 '선택'하도록 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주는 퇴직연금이 높은 수익률을 내기 때문에 자발적 가입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딱 세제지원만큼만 납입한다"며 "세제지원을 늘린다 해도 그만큼이 다시 한도가 되는 거다. 근본적으로 연금제도가 금융기능을 강화해 효율성, 수익성을 갖춰야 한다"고덧붙였다.
이경희 한국연금학회 수석부회장은 "중저소득계층의 연금수령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단순한 연금세제가 필요하다"며 "일시금이 아닌 연금화를 선택하면 일정금액까지 비과세된다는 인식이 생기면 연금 수급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현재는 연금전환시 퇴직소득세의 30~40%가 감면돼 대부분의 과세혜택이 고소득계층에 편중되고 있는데, 퇴직일시금 2억원을 초과하는 고소득계층의 세제혜택을 줄여 모든 계층에 대한 비과세를 추진하자는 주장이다.
김성일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과 객원교수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전액 인출하지 않고 일부만 쓰고 갚는 식으로 담보대출을 현실화해야 한다"며 "디폴트보험을 도입해 중도인출 제한에 따른 필요 자금 활용 창구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세액공제 대상금액을 납입한도 80%까지로 확대해 사적연금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1년 미만 종사자에 대한 퇴직급여 지급, IRP 세액공제 환급 적립 등 개혁을 통해 적립금 규모를 확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강성경 소비자와함께 사무총장은 "사적연금의 강제화는 국민 부담감을 가중시킨다. 그에 상응하는 혜택과 보장이 확보돼야 한다"며 "세제혜택의 경우 소득분위에 대한 합리적인 적용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시연 국회 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일각에서는 공적연금 개혁이 시급한데 퇴직연금과 사적연금 논의하는 게 이르다고 주장하지만, 다층소득보장제도에서 논의의 트랙이 다르다"며 "국민연금 하나밖에 없는 계층에게 의무적이고 강제적인 방식에 따른 추가적인 연금은 절실하다"며 사적연금 개혁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박지훈 기획재정부 세제실 소득세제과장은 "사적연금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필요한지, 실효성이 있을지, 형평성 문제는 없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세제혜택과 함께 제도나 금융적 측면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