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상장사 한계기업 비중 추이 분석
◆…상장사 5곳 중 1곳은 버는 돈으로 이자 갚기도 어려운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한계기업 비율이 높았는데, 코로나19와 고금리 등 외부 충격 여파인 것으로 추정된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가 코스닥·코스피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사 17.5%가 한계기업이었다. 2016년 9.3%이던 한계기업 비율은 6년 새 8.2%포인트 증가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율은 2016년만해도 9.3%로 같았다. 그러나 2022년 코스피의 한계기업 비율은 2.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코스닥은 11.2%포인트 증가했다. 전경련은 코스닥 기업의 한계기업 비율이 크게 높아진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악화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비용 증가를 꼽았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지난해 전체 상장사 중 일시적 한계기업 비율은 30.8%에 달했다. 일시적 한계기업은 당해연도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일시적 한계기업 비율 추이를 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8년까지는 20%대에 머물렀다가 2019년 30%대에 진입한 후 2020년 코로나19 유행으로 34.6%로 정점을 찍었다.
한계기업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30.4%)이었다. 이어 운수 및 창고업(25.8%),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25.0%), 도매 및 소매업(23.2%), 정보통신업(16.8%), 제조업(16.4%), 건설업(15.5%), 금융 및 보험업(3.5%) 순으로 나타났다.
2016년 대비 2022년 한계기업 비율이 크게 오른 업종은 운수 및 창고업(6.5%→25.8%),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6.9%→25.0%),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13.0%→30.4%) 등 순이었다. 건설업의 한계기업 비율은 2016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였다가 2021년 8.6%에서 2022년 15.5%로 최근 급증했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2021년 기준 주요 7개국 중 미국(20.9%), 프랑스(19.2%), 한국(16.5%) 순으로 한계기업 비율이 높았다. 2016년과 2021년 사이 국가별 한계기업 비율 상승 폭은 미국 12.0%포인트, 한국 7.2%포인트, 프랑스 6.9%포인트 순으로 한국의 한계기업 비율 증가 속도가 7개 국가 중 2번째로 높았다.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를 빼고 2022년 데이터가 있는 한국, 미국, 일본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율을 비교하면 한국이 30.8%로 미국을 추월해 3개국 중 가장 높았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2020년부터 확산된 코로나19, 급격한 금리 인상, 최근의 경기 악화 등이 한계기업의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안정적 금융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