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한도 시한 6월 1일 임박했지만, 양측 견해차 여전
하원의장 “부채한도 상향 전제조건은 예산 삭감” 입장 고수
합의 도달해도 분열된 의회 통과해야해…양당 강경파 압력도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4일(현지시간) 부채한도 상향 협상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부채한도 상향 협상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히 크다며 예산 삭감 없는 부채한도 상향은 없을 것이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어떤 형태의 협상도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것처럼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출을 삭감해야 하며 세금을 인상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입장차가 있다. 우린 견해차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 말했다.
다만 매카시 하원의장은 "우리는 오늘 (실무진 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 진전이 있길 바란다"며 협상을 타결하고 디폴트 사태를 방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백악관은 이날 양측의 회담이 생산적이라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양측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선의로 계속 진행된다면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연방정부의 디폴트 한도 시한이 이르면 6월 1일이라고 거듭 경고해왔다. 이 가운데 양측의 협상이 재차 결렬되면서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지난 22일 세번째 부채한도 협상을 가졌으나 여전히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양측은 실무진을 통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는 31조3천810억 달러(약 3경8721조 원)다. 이는 2021년 12월 의회에서 증액된 것이며 지난 1월 19일 한도를 넘긴 상태다.
공화당은 연방정부의 예산을 삭감해 2022년 회계연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부채한도 상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은 조건 없는 상향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공화당은 연방정부의 1300억 달러(약 172조 원)의 예산을 삭감하는 조건으로 부채한도를 32조9000억 달러(약 4경 4119조 원)로 상향하는 법안을 공화당 다수인 미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다만 양측이 합의에 도달해도 해당 법안은 공화당 다수의 하원과 민주당 다수의 상원으로 이뤄진 분열된 의회를 통과해야 할 전망이다.
특히 양당은 당내 강경파의 압력 또한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화당의 극우 세력 '프리덤 코커스'는 하원에서 통과된 해당 법안을 상원에서 그대로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 내 극단적 진보 세력 역시 예산 삭감에 결사반대를 표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해 부채한도를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전날 미 재무부는 디폴트 한도 시한인 6월 1일을 15일까지 늦추기 위해 연방 기관에 지출을 늦출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