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총소득 4.7% 늘며, 실질소득 감소→보합
사업·이자소득 줄었지만…근로소득 8.6%↑
가구격차 지표 5분위 배율 전년보다 악화
"5분위 배율, 상·하방요인 있어 예단 어려워"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
◆…물가상승 둔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3분기 만에 감소에서 보합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이용객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이 3분기 만에 감소에서 보합으로 돌아섰다. 취업자 수가 늘고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저소득층과 비교해 고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늘며 양극화는 더 심화한 모양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4.7% 늘었다. 물가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소득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2.8%) 이후 3개 분기만에 감소세가 멈춘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가계의 형편이 나아졌다는 소리다.
소득항목별로는 근로소득이 332만6000원으로 8.6%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고용증가, 임금 상승 등의 영향"이라고 했다. 올해 1분기 취업자 수는 전년동기대비 39만7000명이 늘었고, 전체근로자 임금상승률(전년대비)은 작년 4분기 4.1%에서 올 1~2월 2.1%로 증가 추세다.
반면 사업소득(80만4000원)은 6.8% 줄었다. 자영업자 증가와 서비스 업황 개선 등에도 인건비·원자재·이자 비용이 늘어난 탓이었다. 이전소득도 정부 정책지원(손실보상지원금 등) 효과가 사라지면서 0.9% 감소했다.
◆…(자료 통계청)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5% 증가했다. 기재부는 "코로나 이후 일상회복에 따른 여가수요 증가 등으로 음식·숙박, 교통, 오락·문화 등에서 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다. 여기에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연료비 지출(23.5%)이 증가한 부분도 한몫한다. 반면 식료품 지출은 2.9%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6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2% 늘었다. 특히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자비용은 42.8%나 뛰었다. 이에 1분기 전체 소득에서 세금이나 이자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399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하는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는 전체 가구의 26.7%에 달했다. 1년 전보다 3.2%포인트 늘어나 수치다.
빈부격차도 벌어졌다. 분위별 근로소득 증감율은 살펴보면 상위 20%인 5분위에서는 11.7%를 기록했으나, 하위 20%인 1분위는 오히려 1.5% 감소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은 6.45배로 전년동기대비 0.25배포인트 올랐다. 이 배율이 커진다는 것은 분배의 악화를 의미한다.
기재부는 "공식적인 소득분배 개선 여부는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소득 5분위배율은 사회안전망 강화·물가안정 등 상방요인과 경기둔화 등 하방요인이 모두 있어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