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NN(화면캡처)
미국을 포함한 한국과 유럽이 러시아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상황에서 브릭스(BRICS) 중 중국은 이미 러시아 편에 노골적으로 가담하고 있고 인도 또한 제재 동참에 거부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레이디 알(Lady R) 러시아 게이트로 명명된 사건이 그 중심에 있다. 2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미국 대사 루벤 브리짓은 러시아 선박 R이 사이먼 타운 해군지지에서 정박 중 무기나 관련 기술을 선적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이 선박이 러시아 정부를 위해 군사 장비를 운송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이뤄진 일로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으며 남아공 대총령은 관련 무기나 기술이 선적되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하는 한편 그럼에도 공식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파이낸셜타임즈가 이 선박의 아프리카 대륙 항해 일정을 재구성, 시몬스 타운에 도착하기 전 이집트와 토고, 카메룬을 거쳤고 시몬스 항을 출발한 후 모잠비크, 수단에 이어 러시아 항에 정박한 다음 중국을 향해 항해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일정상 시몬스 타운에서 적재된 화물이 러시아에 들르기 전에 다 하역되었을 수도 있고 무기나 기타 관련 기술들이 아직 배에 남아있을 가능성 등 여러 가능성이 존재한다.
남아프리카 정부와 러시아 사이에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모잠비크를 매개로 상당한 유대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선박의 항해 일정과 러시아 민간 군사조직이 활동하는 근거지에 밀접한 연관성이 발견된다.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점령의 선봉대인 바그너 그룹은 카메룬, 적도 기니, 수단, 부르키나파소와 말리에서 활동 중이고 이전에는 모잠비크에도 근거지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아랍 정부와 아랍 민간 군사조직 사이에서도 의심스러운 흔적, 즉 무력 충돌에 개입한 것이 확인된다.
모잠비크 블랙워터 앤드 프런티어 서비스 그룹 설립자 에릭 프린스와 제휴한 에미라티 민간 군사조직이 한때 바그너 그룹과 손을 잡으려 했고 수단에서는 바그너 그룹이 신속지원군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단의 신속지원군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로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는 점이다. 현재 신속지원군은 예멘에 배치되어 있고 예멘 군대는 사우디 및 에미리트군과 합동 작전을 펼쳤다.
또 다른 의혹은 아랍국가들이 바그너 그룹과 협력을 모색했다는 주장이다. 미국 국방부는 아랍에미리트가 한때 리비아의 바그너 그룹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에미리트 민간 군사조직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리비아 등 아프리카 다수 국가에서 바그너 그룹과 함께했다는 의혹도 있다.
아랍민간군사조직이 남아프리카 특수부대와 민간군사 조긷 출신 부대원을 특채대상으로 삼는 등 아랍 민간 군사조직과 남아프리카 민간군사 조직간 유대도 끈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 방위 산업과 러시아 방위 산업 사이의 끈끈한 유대관계는 이미 알려져 있다. 남아프리카의 암스코르, 데넬, 파라마운트와 러시아 로소보로넥스포르트, 칼라시니코프 MRO, 로스테크, 러시아 헬리콥터 등이 중심에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방위 산업도 유럽 등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난 수년간 붕괴 직전에 놓여있었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남아공 정부는 사우디와 카타르 정부와 국영 방위산업체 중 하나인 데넬 지분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이러한 맥락상 사이먼 해군기지에서 무기 선적이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 추정이 가능하다. 정부를 제외하더라도 정부 산하기관, 민간 군사조직, 방위산업체 등 사실상 거래 당사자는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이상 계속되면서 양상도 미국을 위시한 서방 대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을 포함한 제3세계 국가의 대결로 확대되는 양상으로 더욱 장기화할 우려가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