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대 차량[사진=DB]
한밤 중에 70대 교통사고 환자가 2시간 동안 입원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결국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30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28분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 편도 1차로 도로에서 70대 A 씨가 후진하던 그랜저 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는 신고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되는 A 씨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했다.
그러나 인근 대학병원 등 10여 곳으로부터 중환자실 부족 등의 이유로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급한대로 구급대는 신갈의 한 병원을 찾아 1차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그곳 역시 병실이 부족해 더 이상의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구급대는 다시 입원 치료 가능한 병원 찾았고 의정부의 한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A 씨 이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증상이 급격히 악화한 A 씨는 이송 도중 결국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구급대의 심폐소생술에도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도착한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헬기 동원도 시도했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불가능했다"며 "사고를 낸 그랜저 운전자에 대해서는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입원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에 거주하는 5살 B 군은 갑자기 오른 고열과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으로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을 찾았으나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거부 당했다.
구급대원들은 B 군을 데리고 또 다른 병원을 찾거나 수소문했지만 모두 병상이 없거나 진료할 수 없다고 답했다. 5번째 병원에서 입원하지 않는 조건으로 B 군을 진료했고 B 군은 급성 폐쇄성 후두염 진단을 받은 뒤 치료 후 귀가했다.
귀가 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B 군의 부모는 전날 갔던 응급실에 연락했다. 병원 측은 입원 없이 진료만 가능하다고 답했고 진료라도 받기 위해 준비하던 중 B 군이 갑자기 쓰러졌다. B 군은 구급대에 의해 인근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으나 도착 40여 분 만에 사망했다.
B 군의 부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병실이 없다고 해서 진료가 거부되고 그런 현실이"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