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순자산 1년새 9.3% 감소
공모펀드 내 ETF 비중 29% 달해
ETF 중 88.5%가 패시브펀드
◆…30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함께 '자산운용업계 수익률·신뢰성 제고를 위한 제4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30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자본시장연구원 등과 함께 '자산운용업계 수익률·신뢰성 제고를 위한 제4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일반 공모펀드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ETF와 타겟데이트펀드(TDF)에 대해서만 수요 증가가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공모펀드 순자산은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작년말 공모펀드 순자산은 1년전보다 9.3% 감소한 283조1000억원, 사모펀드는 9.3% 증가한 56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말 일반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은 122조원으로 100조원 수준에서 오르내리는 반면 ETF는 79조원까지 지속 증가세를 보였다. 공모펀드 내 ETF 비중은 지난해 29%였다.
낮은 비용과 높은 접근성이 ETF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에 비해 일반공모펀드는 비용 대비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ETF는 주로 패시브로 운용된다. 거래소에 상장된 703개 ETF 중 11.5%인 81개만이 액티브 ETF였다. 금융연이 인용한 한국펀드평가 자료에 의하면 2019년 패시브펀드 설정액은 32조원으로 액티브펀드 설정액(2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패시브펀드의 부작용이 제기된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의 정보생산기능을 약화하고 정보반영의 시차가 길어져 하락장에서 패닉/모멘텀 셀링을 유발할 수 있다"며 "경기침체기 펀드자금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산간 동조화 확대 문제도 있다. 그는 "특정 자산에서 불안이 나타나 자금이 유출될 경우 펀드매니저들이 구성한 바스켓 내 모든 자산에 대한 매도압력이 커질 수 있고, 위험이 크지 않던 자산이나 지역 전반으로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액티브 공모펀드에 대한 성과보수체계 개선을 논의해 정보생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유형의 패시브펀드 출시를 유도해 시장의 쏠림현상을 제어해야 한다"고 봤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직접투자와 패시브 투자의 급성장은 투자 안정성을 낮추고 시장 비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며 "자원의 효율적 배분 차원에서 전문가에 의한 액티브형 공모펀드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운용사의 수익률 개선과 액티브 운용비중 증가를 위해서는 성과연동형 운용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과도한 운용보수 인하 경쟁은 펀드의 질을 저해하므로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소규모 펀드는 운용 비효율성과 소비자 혼란을 초래하는 만큼 행정지도를 통해 판매사와 운용사가 협력해 정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대체투자 대상으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제시했다.
BDC는 일반투자자의 펀드투자금과 운용사의 자기자본 투자금으로 펀드를 결성하고,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두텁게 마련하고 있다.
박 선임은 "모험자본시장에 대한 민간자본 확대는 창업/벤처기업 성장 과실을 민간에 환류해 국민재산을 형성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봤다.
그는 "투자위험이 높은 지분투자를 주목적투자로 설정하고 있으므로 정합적인 수준의 세제혜택에 대한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국내 사모 벤처캐피탈(VC) 펀드와 유사한 수준의 세제혜택을 부여하되 소득공제 중심의 세제지원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