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 B'...4자 협정에서 러시아 참여 배제
우크라...5억 4700만 달러 특별보험기금 조성
◆…튀르키예 예니카피 해안에서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선들. 사진=로이터통신
곡물 협정이 무산돼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다시 막힐 경우 러시아의 협정 참여를 배제한 '플랜 B'를 가동하겠다고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이 2일 경고했다.
미콜라 솔스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장관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피브데니 항구에 선박 등록을 차단해 하루에 선박 한 척만 우크라이나 식량을 운송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엔과 튀르키예는 지난해 7월 러시아의 세계적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된 글로벌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곡물협정을 중재했다. 해당 협정에 따라 화물선은 흑해를 통해 오데사·피브데니·초르노모르스크 항구를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양측은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17일 협정 기간을 2개월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항구 승인을 제한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사실상 협정이 무효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피브데니 항구를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운송 재개 선결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곡물 선적을 허용하겠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솔스키 장관은 "러시아의 제한으로 항구가 막히면서 곡물 수출 등이 원활하게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플랜 B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플랜 B는 4자 협정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것이다.
솔스키 장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해상보험 보장을 통해 곡물 운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미 약 5억 4700만 달러의 특별 보험 기금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의회는 항만에 정박한 선박을 보상하기 위해 5억달러 규모의 보험 기금 설립을 승인한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보험사들은 흑해를 오고가는 곡물수송선의 해상보험 가입을 거부하면서 곡물 운송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EU 고위관계자는 유엔이 중재한 곡물 운송 재개 회담에서도 해상보험을 보장할 방법을 결국 찾지 못해 국제기구 차원에서 보험을 따로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