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에서 우크라 지원할 폭발물 구매 방법 추진
일본 무기 판매 규정으로 공업용 TNT 수입해 美서 포탄 제조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포병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국이 대반격을 준비중인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으로부터 공업용 폭약 TNT를 수입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무기 수출 제한 규정을 우회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155㎜ 포탄 제조에 사용할 TNT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일본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폭발물을 구매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공업용 TNT를 수입하려는 이유는 일본의 무기 수출 제한 규정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4년 제한된 범위에서만 무기수출을 할 수 있도록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발표했다. '3원칙'에 따라 구난·수송·경계·감시·기뢰 제거 등 5가지 사항 외에는 살상무기 수출이 제한돼 왔다.
이에 미국과 일본은 이를 우회하는 방안으로 공업용 TNT를 수입해 이를 군사용 TNT로 전환해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이중 용도의 제품·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는 군사용 제품보다는 덜 엄격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소식통은 공업용 폭약이 군사 용도로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을 들어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고 이미 미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일본 기업 한 곳을 공업용 TNT 공급망으로 지정해 미군 소유 군수 공장에서 155mm 포탄 제조에 사용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업경제성은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국제 안보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용도인지를 고려해 일반 수출 규정에 따라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역시 TNT 구매 계획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방어에 필요한 지원을 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일본이 미국에 상업용 TNT를 공급하는 것은 임시 조치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무기 수출 제한의 완화 또는 폐지를 원하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일부 지침 개정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방위 장비를 지원할 근거를 마련하고 헬멧·방탄조끼·방한복·비상식량 등을 제공해 왔다. 현재 일본 정부 내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약속한 패트리엇 대공미사일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개정한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방위 장비 수출을 안보 협력의 중요한 수단으로 규정하면서 살상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