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유가족, ‘국회 농성’ 돌입… “일주일간 국힘 의원 한 명도 못 만나”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ᆞ시민대책회의가 "지난 5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당 의원들을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면서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앞 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가족협의회는 7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들은 참사 200일 당시 국회에 참사 1주기 전까지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될 것을 호소했다"며 "그런데 아직 소관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국회가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의 호소에) 진정성 있는 응답을 내놓으려면 적어도 6월 중 행안위가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며 "이에 유가족들은 매일 국회에서 의원들을 만나 특별법 필요성에 대해 호소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인 임익철ᆞ박영수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별법 신속 제정을 위해서는 여야 협의가 중요한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별법이 재난을 정쟁화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참사의 진실을 마주하게 해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정쟁으로 간주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지 않느냐"라며 "이에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피해자의 정당한 요구이자 권리"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 국가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들이 희생당한 상황에 대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강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참사 이후 222일이 지났지만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또 여당은 참사가 없었던 일인양 잊혀지기만을 기다리는 듯하다"며 "참사 없는 사회를 만들라는 국민 요구에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정부ᆞ여당에 책임감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정부가 내던진 책무를 국회가 받아안겠다"고 밝혔다.

한편 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해 여의도까지 매일 8,8km를 걷는 '10.29 이태원참사 159km 릴레이 시민행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