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 “우크라 사보타주 세력 소행”
“암모니아 운송 재개 시까지 흑해항구 선박 수 제한할 것”
우크라 “러 소행, 러시아산 포탄 6발 떨어져”
이번주 9일 흑해곡물협상 재연장 협상
◆…흑해항구에서 대기하는 선박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보타주(파괴 공작) 세력이 5일(현지시간) 밤 하르키우 지역의 마슈티프카 마을 근처에서 파이프라인의 일부를 폭파했다"며 "현재 암모니아 잔류물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송유관의 손상된 부분에서 분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
이어 국방부는 러시아군은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폭파 과정에서 민간인이 폭발 때문에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파괴된 송유관을 수리하는데 1~3개월이 걸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암모니아 송유관은 지난해 7월 22일 이스탄불에서 체결된 곡물 협정 이행의 핵심이자 세계 식량 안보의 핵심"이라며 송유관이 재개될 때까지 흑해 항구의 선박 수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암모니아 파이프라인인 톨리아티-오데사 송유관은 2천500km에 달하며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까지 암모니아를 수송한다. 다만 러시아의 암모니아 운송은 지난해 러시아 침공 이후 중단된 상태다.
러시아 측은 암모니아 송유관의 운송 재개를 흑해곡물협정의 재연장 조건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UN은 러시아의 요구조건 중 하나인 암모니아 운송을 재개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황이지만 러시아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재연장 파기를 시사해 왔다.
지난 5일에도 러시아 외무부는 7월 중순 만료 예정인 흑해곡물협정을 연장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암모니아 송유관 파괴가 러시아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레 시네후보프 우크라이나 하루키우 지역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산 포탄 6발이 오후 5시 25분경 마슈티프카 인근 펌프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양측 주장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스테판 두자릭 UN(유엔) 대변인은 송유관 손상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흑해는 우크라이나 곡물 대부분이 운송되는 핵심 해상 수출로다. 해마다 4,500만 톤의 곡물을 공급하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로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제 곡물 시장에 큰 위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 항로가 차단됨에 따라 식량 파동이 일자 지난해 UN과 튀르키예,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17일, 만기일을 하루 남겨두고 협정 2개월 연장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화물선들은 흑해 항구 3곳에 대한 접근이 허용된 상황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이 항구 승인을 제한하는 등 규정을 위반하면서 사실상 협정이 무효한 상태라고 재차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는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협정의 재연장을 파기하겠다는 뜻을 고수하며 이를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피브데니 항을 통과하는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송출 재개와 로스셀호스방크(러시아 농업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 등의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시 흑해곡물협정이 만기 되는 오는 7월 17일 재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 유엔 측은 오는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흑해곡물협정 재연장 협상을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