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착오배당 사건 재조명
"형사제재 적절한지 의문...완벽수준 기대하긴 어려워"
"증권사 단기성과주의로 시스템리스크"
◆…8일 한국거래소에서 '제5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 금융투자업계의 체질개선과 내부역량 강화'가 개최됐다. [사진=김진수 기자]
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5차 자본시장 릴레이 세미나- 금융투자업계의 체질개선과 내부역량 강화' 세미나에서 삼성증권이 자사의 내부통제 운영사례를 소개했다.
황은아 삼성증권 준법감시인은 2019년 준법감시인 산하에 운영리스크 관리조직인 '내부통제관리팀'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준법감시팀과 컴플라이언스운영팀으로 구분해 사고대응 및 재발방지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삼성증권이 운영리스크에 신경쓰기 시작한 건 2018년 직원의 실수로 과도한 주식이 배당된 착오배당 사건 이후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삼성증권은 2018년 우리사주 직원들에게 배당하는 과정에서 '주당 1000원'을 '1000주'로 잘못 입력했다. 110조원 상당의 '유령주식'이 추가 발행됐고 일부 직원이 이를 매도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국장은 "대부분은 잘못 들어왔다고 보고했지만 일부 직원이 이를 매도하면서 시장에 혼란을 주고 형사 문제로 번졌다"며 "주식을 내다판 직원은 극소수로, 금전적 이득보다는 그저 호기심에 한 것으로 보이는데 몇년씩 송사에 휘말렸다. 기관 제재는 물론 CEO 중징계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착오배당으로 형사적·행정적 제재를 받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싶다. 해당 직원에 대해 내부적으로 제재하면 될 일이지 그토록 과하게 제재하는 게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내부통제는 법규를 준수하기까지의 과정 내지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 영역"이라며 "내부통제는 인력과 비용이 드는 만큼 모든 회사가 100점을 받을 순 없다. 금융회사로서의 최소 수준을 기대해야지 너무 완벽하길 기대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금융투자업계에 팽배한 단기성과주의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투자회사가 건전한 위험감수 문화를 조성하고 장기성과와 연동한 성과보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 및 리스크가 높은 순서대로 건전한 보수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국장은 "지난해 4분기 증권사의 과도한 위험감수(리스크테이킹)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이 이뤄지지 않고 단기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했다"며 "그 배경은 부동산시장의 규모가 크고 높은 수수료 받는 게 단기적인 수익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 보험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단기성과주의와 잦은 이직이 두드러진다"며 "10~20년 근속한다면 리스크 보따리를 안기 어려울 텐데 금방 이직할 생각이라면 단기 이익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단기성과주의가 증권사의 리스크,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사례를 참고해 장기성과에 연동한 보수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어느 수준의 보수체계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