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러시아에 화물 운임과 보험료 인하 제공
러시아의 곡물·비료 수출 촉진 방안 중점 논의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화물선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유엔과 러시아 대표가 9일(현지시간)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과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무차관은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흑해 곡물협정 재연장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후 흑해 봉쇄로 세계 식량난 위기가 심화되자 지난해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 곡물 협정을 맺었다.
협정은 120일 기한으로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 3월 60일씩 연장됐으나, 협정 기간을 두고 이견을 빚은 끝에 지난달 18일 재연장됐다. 만기일인 내달 17일까지 재연장이 합의되지 않으면 흑해 곡물 수출길은 다시 막히게 된다.
러시아는 협정 체결 이후에도 유엔과 합의한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촉진 방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의 피브데니 항을 통과하는 암모니아 수송관 재개와 러시아 농업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복귀, 러시아 선박의 보험 및 재보험 제한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협정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흑해곡물협정 재연장 조건으로 내세운 암모니아 수송관이 파괴되면서 러시아는 곡물협정 재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이날 협상 직전에도 "암모니아 수송관 재개가 이번 협상의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날 협상에서 러시아의 곡물·비료 수출 촉진 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러시아산 식량과 비료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엔은 화물 운임과 보험료 인하를 제공해왔다"며 "러시아의 수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지난 몇 달간 눈에 띄는 진전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남은 수출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달 17일 이전에 러시아의 식량·비료 수출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유엔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