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4.10%, 캐나다 4.75%...동결 후 재인상 단행
美 근원CPI 금리상단(5.25%) 아래로
6월 동결·7월 인상 시나리오 부상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 건물의 모습 [로이터 제공]
최근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3.85%에서 4.10%로 25bp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인상이다. RBA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이 필요하다며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캐나다중앙은행(BOC)도 1월 금리인상 이후 동결 기조를 이어가다가 이달 기준금리를 4.50%에서 4.75%로 25bp 높였다.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은 2%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기준금리 동결 이후 재인상을 단행했다"며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시그널과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 민감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인 입장이 예상보다 강할 수 있고 연내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약화할 수 있다"며 "이는 시장금리의 상방 압력을 높이고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고용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들 국가가 긴축을 재개했다는 측면보다는 국가별로 다른 통화정책 여건에 맞게 차별화된 대응을 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연내 2%대 물가 진입이 가시화된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13일 발표될 미국 5월 CPI가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을 뒷받침하는 명분이 될 전망이다. 미국 5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비 +0.2%, 전년비 +4.2%로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저효과와 공급망 차질 우려 완화, 상품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비 +0.4%, 전년비 +5.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원 CPI가 매우 더디게 하락한다는 점이 불안요인이긴 하지만, 예상대로 발표된다면 기준금리 상단(5.25%)보다는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15일 FOMC 금리결정은 '6월 동결, 7월 인상'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다.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6월 동결 확률은 74.8%, 7월 인상 확률은 52.3%로 점쳐진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는 한편, 점도표상 예상치는 한단계 높아져 향후 인상 여지를 열어두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봤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누적된 금리인상의 효과와 은행 사태 이후 금융안정성을 살펴볼 시간을 확보하고자 6월 동결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금융여건의 완화와 예상보다 더딘 핵심 물가의 둔화 속도 등을 감안해 연준이 7월 추가 25bp 인상 이후 동결 기조로 전환해 최종금리는 상단 5.5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인상을 위해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과 실업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유미 연구원은 "연준이 전망하는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 0.4%로 주요 투자은행(IB)이 전망하는 1%보다 낮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1.6%로 높여잡은 만큼 연준도 상향조정할 것"이라며 "최근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양호함에 따라 실업률도 4.5%에서 소폭 하향조정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해당 숫자를 제시했던 3월과 비교해 현재 성장률은 더 높고 물가상승률은 같으며 실업률은 올라간 것이 없다"며 "숫자를 바꾸게 되면 기준금리 인상이 끝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는 어렵다. 7월에 인상 가능성을 남기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영환 연구원은 "헤드라인 CPI가 빠르게 하락하고 근원CPI도 기준금리 상단보다 낮아질 전망이라는 점에서 하반기에 실제로 연준이 금리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5월 CPI 발표와 FOMC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전망"이라며 "경기와 유동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은 만큼 주가지수는 다소 높은 변동성을 수반한 우상향 흐름이 예상된다. 경기 영향을 적게 받는 성장테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파월 의장은 7월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하기보다는 데이터 디펜던트(통계 의존)라는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자극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