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강래구, 현재 돈봉투 혐의 대부분 인정"
"매표행위, 민주주의 존립 위협, 중대범죄"
"돈 봉투 받은 것으로 지목된 약 20명 의원들, 이날 표결 참여"
"20표, 표결 결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될 것…공정하지 않아"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윤관석, 이성만 의원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장관은 "강래구 씨도 처음에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처럼 극구 부인했으나, 현재 이 사건 돈봉투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이 구속이 필요할 만큼의 중대한 사건인지에 관해선 "돈으로 표를 사고 파는 것이 민주주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기 때문"이라고 구속 이유를 설명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윤 의원이 2021년 4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송영길 경선 캠프 핵심 인사인 강래구, 이정근 등에게 송영길의 당 대표 당선을 위한 지지의 대가로 민주당 의원들에게 줄 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혐의 사실 요지를 설명했다.
이어 "송영길 의원 보좌관 박용수가 사업가 김모 씨로부터 받아온 불법 자금 등을 자금원으로 하여 강래구, 이정근 등으로부터 돈 봉투 1개 300만원씩 나눠 담아 받는 방법으로 두 차례에 걸쳐서 6천만원을 제공받은 다음, 송영길이 당 대표 당선을 위한 지지 대가로 돈 봉투 20개를 직접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성만 의원에 대해선 "송영길 당대표 당선을 위해서 2021년 3월 송영길 경선캠프 조직총괄본부장 이정근에게 경선자금조로 100만원을 주고, 송영길 당 대표 당선을 위한 지지의 대가로 더불어민주당 지역 본부장들에 대하여 살포할 자금 명목으로 강래구, 이정근에게 1천만원을 주고, 2021년 4월 윤관석 의원으로부터 민주당 대의원 및 권리당원 등을 상대로 송영길 당대표 당선을 위한 지지와 선거운동을 해달라는 명목으로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받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물적 증거로서 범행 과정에서의 여러 상황이 녹음된 다수의 통화 녹음 파일이 있다며 "돈봉투의 조성, 살포 과정이 마치 생중계되듯이 녹음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근 씨가 윤관석 의원에게 돈 봉투 10개씩을 두 차례에 걸쳐서 전달할 때마다 그 자금을 제공한 박용수 씨에게 텔레그램으로 '윤 전달했음' '윤 잘 전달'이라고 보낸 메시지도 그대로 남아 있고, 범죄 사실에 부합하는 일정표와 국회 출입 기록도 있다"고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면서 "적나라한 물증들은 검찰과 무관하게 민주당 소속의 이정근 씨 등이 당시 자발적으로 녹음했거나 작성했던 것이고, 윤관석, 이성만 의원의 육성이 포함된 것으로서 검찰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윤관석, 이성만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가 주장하듯이 불법적으로 추출하거나 왜곡하거나 악의적으로 편집할 여지도 없다"며 "녹음된 대화의 양과 등장인물의 워낙 많아서 의미가 모호한 부분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성근, 강래구, 사업가 김 모 씨 등 민주당 송영기 캠프의 핵심 관계자들이 각각 위 물증과 정확히 부합하는 진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윤관석, 이성만 의원은 돈 봉투를 만들지도 주고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만약 그주장이 사실이라면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사람들인 강래구, 이정근, 사업가 김모 씨 등이 동지 관계였던 송영길,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을 해코지하기 위해서 모두 입을 맞춰서 억지로 적극적인 거짓말을 꾸며내고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고 윤·이 의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 사건의 구속 필요성에 대해 "이 사건에서 오고 간 금품 액수 6천만 원 등이 얼마되지 않는다며, 국회의원을 구속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혹시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최소한 일반 국민들에게 적용되는 기준이 이 사건에서도 적용돼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대표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당내 경선에서 선거권자 8명에게 합계 225만원을 줘도 구속됐고, 기초의원 선거에서 선거운동원 3명에게 합계 266만원을 줘도 구속됐고, 선거구민 8명에게 합계 332만원을 줘도 구속됐고, 기초 단체장 선거에서 선거구민 143명에게 합계 371만원을 줘도 구속됐다"고 열거했다.
그러면서 "이런 매표 행위에 대해서 왜 이렇게 일반 국민들이 비교적 소액을 주고받은 사건에까지 대부분 구속되는지 그 이유는 바로 돈으로 표를 사고 파는 것이 민주주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장관은 "오늘 표결하신 하실 범죄 사실의 핵심은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송영길 후보 지지의 대가로 민주당 국회의원 약 20명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것"이라며 "그 범죄 사실에 따르면 논리 필연적으로 그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여기 계시고 표결에도 참여하시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체포동의안들의 표결 결과를 보면 그 약 20명의 표는 표결의 결과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돈 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 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공정해 보이지도 않는다"고 꼬집어 비판했다.
한 장관의 체포동의안 요청 설명 이후 진행된 표결 결과, 이날 윤·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모두 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윤 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석의원 293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45명, 기권 9명, 이 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석의원 293명 중 찬성 132명, 반대 155명, 기권 6명으로 최종 부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