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한진그룹과 SK그룹의 2세 계열사간 지분이동이 14일 주식시장에서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 한국공항, 한진해운 지분 추가 매입나서 =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13일 공시를 통해 한진해운 주식 50억원어치(0.34%)를 추가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이 관심을 두는 것은 한진家 총수 4형제가 이미 한진그룹을 나눠 차남인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과 관련 계열사를, 4남인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증권과 금융계열사를 갖고 계열분리한 상태에서 3남인 조수호 회장의 몫으로 알려진 한진해운 주식을 한국공항이 추가로 사들이기로 한 점이다.
반기 보고서상 한국공항에는 조수호 회장의 개인지분(0.61%)도 소규모로 있지만 장남 조양호 회장이 지배하는 대한항공이 58.95%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 엄연히 조양호 회장계 회사다.
이에 비해 한진해운은 단일주주로는 조수호 회장이 6.87%를 가진 1대 주주지만 ▲대한항공 6.25% ▲한국공항 4.01% ▲한진 0.48% 등 조양호 회장 계열사가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공항측이 공시에서 '투자를 통한 수익성 제고 및 자산증대'가 투자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이 그 이상의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 대주주에 버금가는 8.7%의 지분을 가진 키프로스 국적 투자회사 제버란 트레이딩의 향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증권 송은빈 애널리스트는 "제버란의 지분이 한진해운의 우호지분일 경우 단기적으로 조양호 회장측과 조수호 회장측의 지분 매입경쟁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여기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투기심리에 따른 수급효과에 불과하며 펀더멘털상 변화는 없다"고 진단했다.
지분경쟁 가능성에 유가하락이라는 호재가 겹치면서 한진해운은 이날 증시에서 10.90% 급등한 2만2천900원을 기록했다.
◆ SK케미칼, SK㈜ 지분 정리 = SK케미칼은 13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SK㈜ 지분 잔량 106만여주를 632억여원에 모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진행되던 SK케미칼의 SK㈜ 지분정리가 마무리된 것이다.
SK케미칼은 지분 10.32%를 지닌 최대주주 최창원 부사장의 몫으로 알려져 있어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사촌간, 형제간 지분정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그룹의 대표인 최태원 회장이 SK케미칼 지분 6.84%(보통주 기준)를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아직 SK케미칼의 계열분리를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애널리스트는 SK㈜ 지분매각에 대해 "긍정적 자산유동화"라고 평가하면서도 "규모가 미미할 뿐 아니라 여전히 최태원 회장이 SK케미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매각이 SK와의 관계에서 위상변화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SK케미칼은 이날 시장에서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상승률은 0.43%에 머물며 3만4천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