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4동에 위치한 조세심판원 청사 건물.(사진 조세심판원)
국무총리 산하 조세심판원이 심판관회의에 참석하는 비(非)상임심판관 수를 기존대로 유지한다. 심판원은 기존 '고위공무원인 상임심판관 2명·민간전문가인 비상임심판관 2명' 구도에서 비상임 수를 1명 줄이는 방안을 최근까지 추진했는데, 이런 조치에 대해 시장과 학계 등에서 '국고주의적 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심판원 내 정책자문위원회도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 다수는 "민간창구를 줄이는 건 시장에서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을 받아들여 비상임심판관 수 조정은 결국 안 하기로 했다는 게 심판원의 설명이다.
실제 심판원 내 정책자문위원회도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 다수는 "민간창구를 줄이는 건 시장에서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을 받아들여 비상임심판관 수 조정은 결국 안 하기로 했다는 게 심판원의 설명이다.
21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심판청구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이유로 추진했던 '심판관회의 구성인원 조정'이 사실상 폐기된다. 심판원 관계자는 "상임 2명·비상임 1명이 심판관회의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시범 실시 중에 있는데, 7월부터는 예전대로 2대 2 구도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현재 과세관청(국세청 등)의 무리한 세금 부과에 대해 적지 않은 납세자들은 불복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제기된 심판청구 건수는 1만건을 넘었다. 내국세만 따졌을 땐 역대 최고였다. 사건에 대한 최종 결정은 심판관회의 참석자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현행 상임 2명·비상임 2명, 3분의 2 출석 개의)하는 구조로, 상임이든 비상임이든 한 명 한 명의 '입김'이 세다.
최종 결정이 늦어지면 납세자는 추가적인 납세협력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만큼, '세금분쟁'을 빠르게 해결해주어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심판원 내 사정은 그러지 못하다. 작년 평균 처리 기간은 234일로, 1년 전보다 38일 더 늦어졌다. 국세기본법에서 규정한 법정처리기한(90일)의 두 배가 넘는다.
심판원 내에선 '가부동수'로 인한 의결지연이 발생한 부분도 한몫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심판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병합 사건에 대한 결정이 동수로 나온 경우도 있는데, 이런 부분이 사건처리 지연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에 사건처리가 늦어지는 부분을 해결하고자 심판관회의 구성인원을 변경(비상임 인원 축소)하게 된 것이었다. 5월 소액심판부를 시작으로 이달 들어선 일반심판부(4심판부)까지 범위를 넓혔다.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성과를 분석해서 전면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납세자와 세무대리인 사이에선 이를 두고 "팔이 안으로 굽는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지휘관들의 비중이 공무원쪽으로 쏠리다 보니, 세법해석상 모호한 대목이 상당했을 때 국고에 유리한 방향의 결정이 내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였다. 심판원은 '상임심판관들의 높은 의식 수준과 언론·국회·감사원 등의 외부 통제를 감안할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에선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허심판원에선 일반사건은 3명의 심판관을, 중요사건은 5명의 심판관을 두고 심리를 진행한다(심판관 전원 특허청 소속 공무원). 이런 점을 고려하면, 심판원도 상임심판관 수를 더 늘리는 방향을 고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판원은 국고주의적 결정 논란이 재차 발생할 수 있어, 현재로선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선 조세불복제도 운영방식을 아예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정부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1인 '단독심제' 도입이다. 심판 결정을 하는데 있어 책임을 갖지 않는다는 시각이 짙은 비상임 제도를 아예 없애고, 상임심판관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국세심판소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비상임위원제도를 운영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