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연구소, 불용액 과다 부처 사업 분석
"행안부 불용액 최대 원인, 부동산 감세 정책"
부동산교부세 2조 줄어…피해는 지자체 몫
MB·朴땐 '지방세수 보전' 이유로 지방세율↑
◆…나라살림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감세정책으로 지방자치단체에 2조1000억원의 부동산교부세가 덜 교부됐다"고 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종부세·양도세 상담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종합부동산세 수입이 쪼그라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몫(부동산교부세)이 조(兆) 단위로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세 잣대가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추는 등의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감세 정책 영향 때문이었다. 보수 정부인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감세 정책에 따라 줄어드는 지방세수를 보전하는 조치가 이루어졌는데, 현 정부에서는 이런 보전 방안이 없다. 국세 감소에 따른 피해를 지자체에 전가하는 모양새다.
23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내놓은 '중앙정부 2022년도 결산 분석(불용액 과다 부처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불용액이 가장 많은 3개 부처는 기획재정부(2조7534억원)·행정안전부(2조1940억원)·고용노동부(1조6000억원)다. 행안부만 떼어내서 보면, 불용액 중 약 94% 가량인 2조691억원은 부동산교부세 불용액이었다.
현재 부동산교부세는 종부세액을 재원으로 한다. ①재정여건 ②사회복지 ③지역교육 ④보유세 규모를 기준으로 지자체에 배분하는데, 재정력이 낙후되거나 사회복지 수요가 많을수록 더 많은 재원이 배분되는 구조다. 부동산교부세의 불용액이 늘었다는 것은 종부세가 그만큼 덜 걷혀 지자체에 교부되는 재원이 줄었다는 뜻이다.
◆…(자료제공 나라살림연구소)
보고서를 작성한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교부세가 덜 걷힌 것은 부동산에 대한 감세 정책이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재부가 내놓은 '2022년도 주택분 종부세 고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세액은 당초 추산한 9조원대보다 확 줄어든 4조1000억원이었다. 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에서 60%로 내려갔고, 일시적 2주택·상속주택·지방 저가 주택을 보유주택 수에서 빼주는 등의 조치에 따라서다. 행안부도 '2022회계연도 결산 공통요구자료'에서 집행부진 이유를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등으로 인한 종부세 부과액 감소에 따른 부동산교부세 확정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법인세·소득세 감세 정책(최고세율 인하 등)으로 지방세수가 줄어들게 되자, 이를 보전하고자 국세인 부가가치세 수입에서 지방 몫으로 5%를 분배하는 지방소비세를 도입했다. 박근혜 정부 때에도 같은 이유로 지방소비세율을 5%에서 11%로 인상했다. 예컨대, 판매가격 1000원짜리 상품에 붙는 부가가치세 100원 중 5원을 지방세로 분배하던 것으로 11원으로 올린 것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현 정부의 부동산 감세로 지자체 수입이 2조원 넘게 줄어드는데도, 현 정부에서 세수 부족분을 보전하려는 조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나라살림연구소는 국세에서 지방 몫으로 떼어주는 부분을 최소한 보장할 수 있는 '(교부세 산정시)최저 조정률 제도' 도입을 꺼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