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로스토프 남부군 사령부 접수 후 모스크바로 진격
모스크바 남쪽 500㎞의 보르네시에서 무장반란 후 첫 충돌
영국 "러시아 군의 충성심이 현재 위기를 타개할 중요한 열쇠"
푸틴의 충신 체첸 수장 "바그너 그룹에 대한 진압 돕겠다"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한 바그너 부대 사진=로이터통신
러시아 군헬기가 남부 도시를 장악한 후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부대를 향해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프리고진의 무장반란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충돌이다.
로이터통신 기자의 목격에 따르면 24일 오후 러시아군 헬기가 한 대의 탱크와 병력수송차를 트럭에 탑재하고 보로네시를 지나 모스크바로 진격중인 바그너 부대 행렬을 향해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보로네시는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와 모스크바의 중간에 있는 도시로 모스크바에서 약 500㎞ 떨어진 곳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르면서 최근 수 개월 간 러시아 군 수뇌부와 마찰을 빚어온 프리고진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로 진격해 로스토프나도누의 남부군 사령부를 접수했다.
러시아군의 후방 병참기지 역할을 하는 로스토프에 바그너 부대가 장갑차와 탱크를 곳곳에 배치하자 주민들이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바그너 그룹이 장악했다는 로스토프나도누 도시 사진=로이터통신
서방국가들은 프리고진의 이번 무장반란이 우크라이나 전황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은 최근 러시아 국가에 대한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정부군 사이에 전투가 있었다는 증거는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러시아 보안군, 특히 러시아 주방위군의 충성심이 현재 위기에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대반격에 나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이번 무장반란이 러시아 군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약점은 명백하다"며 "러시아가 군대와 용병을 우리 땅에 더 오래 둘수록 러시아에는 더 많은 혼란과 고통,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로이터는 푸틴의 권력 장악 여부는 러시아 군대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의 최전선에 배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바그너 용병들을 진압할 수 있는 충성스러운 군대를 소집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러시아 자치공화국 체첸의 람잔 카디로프 수장이 바그너 그룹에 대한 진압을 돕겠다고 밝혔다. 카디로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프리고진의 행동이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며 러시아군에게는 "도발에 굴복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