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타협 없는 쌈박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가운데, 여·야가 서로 '정쟁도구', '진실 왜곡' 등을 주장하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강민국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양평군민의 숙원사업을 정쟁 도구로 삼고 특혜 괴담 선동을 해서 양평군민들의 염원이 물거품이 됐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제기하자 해당 사업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겨냥해 "사업에 대한 의혹은 전적으로 내가 책임진다. 정치생명과 장관직을 걸 테니 민주당도 간판을 걸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양평군민들의 편의를 고려한 사업이라는 본래 취지가 묻힌 채, 민주당이 해당 사업을 정치적 수단으로 삼아버린 것에 대해 부득이한 결단을 내렸다"라며 "이를 두고 야당은 '장관이 기분 나빠 일을 그르친다' 등을 운운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년 전 민주당도 해당 노선을 요구했다. 또 해당 노선의 나들목 인근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땅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라며 "전임 정부 때부터 양평 군민들이 분기점이 아닌 IC 설치를 요구하며 노선 수정을 요구했고, 해당 수정안에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전임 군수가 동의했다는 게 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10년간 공들여 다 차려진 밥상에 민주당이 밥상을 엎어버린 꼴"이라며 "민주당에게는 고속도로 사업이 그저 정쟁의 도구였겠지만 양평군민들에게는 숙원사업이었음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해당 주장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에 대한 해명 및 원안 추진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의혹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지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년 전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요청했다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원희룡 장관은 해당 사업의 원안 변경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사업을 원안대로 즉각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양평군민들은 교통체증 해소와 지역발전이라는 염원을 안고 고속도로 추진을 원했지만 원희룡 장관의 백지화 선언으로 지역 내 갈등이 발생하고 그 골이 점점 깊어지는 중"이라며 "다음 세대에 큰 짐이 될 지역 내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속히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출신 지역위원장·군수는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현재의 대안 노선으로 변경을 요청한 적 없고, 현 위치의 강하 IC 설치 요구도 없다. 당시 양평군 담당자는 국토부가 노선을 결정해 보낸 것으로 인지했다고 한다"라며 "국토부가 이런 공문을 발송해 종점 변경을 하려 한 이유에 대해 의혹이 커져가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장관은 가짜뉴스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고 원안 변경 이유에 대해 설명하라. 아울러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논란에 대해 "기본적으로 국토교통부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