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분당, 상황에 따라 가능…분당 가능성 현실화, 나도 몰라"
"매일 지지고 볶고 싸우기보다 유쾌한 결별 각오해야"
"유쾌하게 결별 후 선의의 정치적 서비스 품질 경쟁으로 1, 2당 되면 돼"
당 지도부 경고에 "민심 반하고, 당에 해 끼치는 행태 성찰해야"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이 20명 이상 탈당으로 인한 분당(分黨) 가능성을 언급하자 당내에선 이를 해당행위로 간주하고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12일 오전 CBS라디오에서 '탈당이 쉽지 않다. 원내교섭단체를 이룰 정도의 분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상황에 따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도, 다른 정치세력도 마찬가지고 국민 앞에 정치적 서비스의 품질을, 경쟁을 해서 국민들한테 어필을 하면 국민들이 몰표를 주실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유쾌한 결별이 되려면 재원 부분을 해결돼야 하고 20명 이상이 모여야 하는데 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제가 분당의 가능성이 현실화되냐 안 되냐는 말씀드린 적이 없다. 저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다, 싸워서 소모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느니 아예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나눠서 탈당이다, 라는 차원이 아니고, 나눠서 각자의 길을 가고 정치적 서비스의 품질 경쟁을 하고 어떤 건 공통분모로서 하면 정치 발전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앞서 유쾌한 결별이 괜찮은 선택이란 발언에 대해선 "어떤 공통 기반도 없는데 거대 정당에 있다는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서 한 지붕 위에서 같이 있으면서 매일 허구한 날 지지고 볶고, 자리, 권력 싸움이나 하고 있으면 유쾌한 결별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분열은 나쁜 것이고 통합은 선, 이런 고정된 프레임도 극복돼야 된다. 한 지붕 아래서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서만 지지고 볶고 싸울 게 아니라 결별을 하되 결별하면 상처받을 수 있고,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그렇게 하지 말고 쿨하게 유쾌하게 결별하고 선의의 경쟁, 정치적 서비스의 품질 경쟁을 해서 1, 2당이 되면 되지 않겠나, 국민의힘이 3당이 되게 하고"라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상민 의원의 언론 인터뷰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는 이야기가 지도부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 지도부 모든 분과 최고위원들은 (이 의원의 분당 발언이) 명백한 해당 행위이니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당 대표도 강하게 말했으며, 반대 의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날 지도부의 '엄중 경고' 입장이 나오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당하다"고 즉각 반발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는 제가 해당행위를 했음을 이유로 경고 운운했다고 하는데 황당하다"며 "저는 전혀 해당행위를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히려 당 지도부 등을 포함하여 당내에 있어서 민심에 반하고 당에 해를 입히는 행태에 대하여 성찰하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놨다.
이 의원의 '유쾌한 결별' 발언에 대해 지난 6일 민주당 혁신위원회 회의에서는 서복경 혁신위원이 "옆집 불구경하나, 말씀 조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에서 "옆집에 불구경한다고 그러면 굳이 감 놔라 콩 놔라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의원은 "제가 속한 당이고 더불어민주당이 잘돼야 제 정치적 꿈도 펼쳐갈 수 있지 않겠나. 단순히 민주당이 잘돼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고 제가 잘되기 위해서라도 당이 잘돼야 한다"며 "민주당이 국민의 민심을 근거 둬서 국민에게 지지와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믿을 만한, 신뢰받는 정당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의 목소리는 당에서는 소수의 목소리다. '유쾌한 결별'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 말 한마디로 당이 분열되나"라며 "그러나 당의 밑바닥에 흐르는 당의 불만, 불안이 깔린 것도 사실이다. 제 목소리가 소수의 목소리지만 크게 들리는 것은 민심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날선 지적을 했다.
그러면서 "지적하고자 하는 부분에 민심과 유리된 것이 없는지. 상식과 배반되는 것이 없는지 이를 곰곰이 따져보고 고쳐나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러기 위해서 혁신위가 만들어진 거 아니겠나"라고 혁신위를 향해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