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닉스, 43도 이상 고온이 20일 연속 지속
외부 온도가 체온보다 높은 경우 냉각 기능 상실
◆…자료사진=로이터통신
북반구를 달구고 있는 '살인적인 폭염'이 절정에 다다르면서 인간의 생존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체감온도가 66.7도를 찍었으며 플로리다 해변 수온은 37도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 시각) CNN·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국립공원은 지난 15일 기온이 56도까지 올라갔다.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43도 이상 고온이 20일 연속 지속돼 역대 최장기간 폭염을 기록했다. 시 당국은 낮에 외출할 때 반드시 주변에 행선지를 알리고 휴대폰 배터리와 차량 상태를 확인하라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의 이란 페르시아 걸프 국제공항에서는 지난 16일 오후 12시 30분 체감온도가 무려 66.7도까지 올라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 온도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온도가 한계 온도인 71도까지 올라가면 인체는 심한 압박을 느끼고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능력도 잃게 돼 한 시간 이상 버틸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폭염 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2023.07.18 사진=로이터통신
또 남부 멕시코만의 이상 고온 현상 탓에 플로리다 해변 수온은 37도를 넘어서 기록적인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캐스케이드 투홀스케 몬타나 주립대 교수는 "바다에 들어가 몸을 담궈도 더이상 더위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상기온이 신체의 열 조절 능력을 압도할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일반적으로 냉방기구의 도움 없이 습도를 고려한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온도(습구온도)는 약 35도다.
래리 케니 펜실베니아 주립대 교수가 작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젊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 땀을 통한 신체 냉각 기능은 31도가 한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체의 '냉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심장에 무리를 주고 체온이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으며 특히 노인과 심장 질환자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케니 교수는 "땀을 증발시켜 몸의 열을 식히는 기능은 외부 온도가 체온(36.5도)보다 높은 경우 그 기능을 잃게 된다"며 "땀이 증발하지 못하고 피부에 고이거나 흘러내리면 냉각 효과가 없어 탈수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까지 위협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마리아 네이라 세계보건기구(WHO) 환경·기후변화·보건국장은 이날 "각국 정부는 폭염 피해를 관리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